국민의힘·신천지, 수상한 '20년 우정'
00년대 이후 보수 정당·신천지 유착 이어져
국힘, 통일교·신천지 '따로 특검' 주장 고수
2026-01-22 17:54:13 2026-01-22 18:04:23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통일교·신천지 특검(특별검사)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국민의힘과 신천지의 오랜 유착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통일교와 신천지 따로 특검' 입장을 고수하며 민주당의 정교유착 전반 수사 요구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여권은 이를 사실상 통일교 특검 거부이자 신천지 수사 회피로 보고 정면 비판에 나섰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20년 넘게 이어져온 보수 정당과 신천지의 관계가 이번 특검 공방의 배경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꼬리를 무는 신천지 의혹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쌍특검(통일교·공천헌금 특별검사법) 수용을 명분으로 8일간 이어왔던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장 대표는 이송 직전 기자들에게 "좀 더 길고 큰 싸움을 위해 단식을 중단한다"라며 "부패한 이재명정권과 민주당의 폭정을 향한 국민의 탄식은 오늘부터 들불처럼 타오를 것"이라고 쌍특검 관철 의지를 다졌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국민의힘이 통일교와 신천지 '따로 특검'을 주장하는 건 지난 20년간 이어진 신천지와 보수 정당의 유착 관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신천지와 유착 문제가 처음 크게 불거진 건 지난 2003년 4월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최고위원' 경선 당시였는데요. 이때 신천지는 서청원 전 의원의 경선 승리를 위해 신도들에게 전당대회 참석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서 전 의원은 당대표 격인 대표 최고위원에 당선됐습니다. 
 
지난 2007년 17대 대선 경선에선 신천지 신도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후보 선출을 위해 대거 당원으로 가입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후 2012년 18대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씨가 선출될 때도 동일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신천지가 등장했습니다. 신천지를 순우리말로 바꾸면 새누리가 되는데요. 지난 2017년 2월 <CBS> 팟캐스트 '싸이판'에 신천지 간부 출신인 김종철씨가 "이만희씨가 설교 중에 '그 당명은 내가 지어준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있었습니다. 정미경 전 새누리당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당시 의원총회에서 (당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는데 뒤에서 '그만하라, 공천 못 받는다'라고 말렸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신천지와 연루설엔 선을 그었습니다. 정 전 의원은 "당명은 홍보 전문가가 지은 것"이라며 "정치인들은 (논란을) 알지 못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끊임없는 정교유착 논란, 이유는 '표'
 
지난 2022년 제20대 대선 경선에선 윤석열씨가 신천지의 몰표로 대선주자에 올랐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씨가 윤씨에게 보은하기 위해 신도들을 단체로 국민의힘에 입당시켰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입당한 신천지 신도들이 몰표를 줘 민심과 당심이 각각 50% 반영되던 당시 대선 경선에 윤씨가 압도적으로 승리했다는 게 논란의 핵심입니다.
 
·경 합동수사본부는 당원 가입 의혹 시기를 이때부터 지난 2024년 총선까지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난 21일에는 신천지 내부에서 일명 '필라테스'로 불렸다는 이 작전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이만희씨의 경호 조직원 출신 이모씨를 소환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경선에 참여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내가 윤석열 후보를 10.27%포인트 압승하고도, 당원 투표에서 몰표가 쏟아지면서 약 4만7000표 정도 차이 났다"며 "그게 대부분 신천지 몰표였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교유착 논란이 지속되는 이유는 '표'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특히 사이비 종교의 경우 지도자의 입김에 신도들이 휘둘리기 쉬운 만큼 표심을 이끌어내기 좋은 방편입니다. 유원선 종교문제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어느 단체든 지도자의 한마디는 결정적인 영향력이 있다"라며 "시끄러운 논란은 잠시지만 표는 살아있기 때문에 줄을 대는 것으로 의심된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천지는 지난 20년간 보수 정당과 유착 의혹이 꾸준히 불거졌다. (사진=뉴시스)
 
특검 두고 여야 '팽팽'
 
현재 여야는 통일교 뇌물 수수 의혹 특검의 수사 범위를 놓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권에선 통일교와 신천지를 합쳐 정교유착 전반에 거친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을 제안했습니다. 그간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두 종교를 한 번에 수사해야 정치권과 종교계의 결탁을 단숨에 막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통일교만 다루는 특검을 먼저 진행한 뒤 신천지 특검을 따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소위 '물타기'를 위해 신천지를 통일교 특검에 넣었다는 것입니다. 신천지를 함께 수사할 경우 그간 불거진 민주당 인사와 통일교의 뇌물 수수 의혹 수사는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게 국민의힘 판단입니다.
 
여권에선 국민의힘의 주장을 사실상 통일교 특검 거부로 받아들입니다. 아울러 신천지 관련 특검 수사를 회피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하기 싫다고 하면 혼날 것 같으니까 (국민의힘이 통일교 특검을) 하고 싶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안 하는 게 많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국민의힘은 장 대표의 단식을 계기로 쌍특검 관철에 더욱 힘을 쏟는다는 계획입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직후 의원총회를 열고 "쌍특검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라는 특검의 본질을 되묻는 요구"라며 "뜻과 결기를 모아 정부·여당을 상대로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