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등 보호무역 주의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재계에서도 돌파구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경제단체들이 필두에 서서 해외 무역구제 당국에 기업들의 입장을 모아 전달하는가 하면, 주요 그룹들의 고위 관계자들이 중심이 된 상설 소통 채널을 조직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3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무역구제 서울국제포럼' 네트워킹 오찬행사에서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오찬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협회는 3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무역구제 서울국제포럼' 네트워킹 오찬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주최한 '무역구제 서울국제포럼'에 참가한 해외 무역구제기관과 무역구제조치 대상인 국내 기업들 간의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포스코,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 임원과 미국 상무부, 중국 상무부, 인도 반덤핑총국 등 해외 20개국의 무역구제기관 인사 31명을 포함해 100여 명이 참석했다. 우리 기업들은 반덤핑·상계관세를 판정하는 해외 무역구제기관 대표들에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무협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27개국이 한국에 대해 총 202건의 수입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반덤핑 157건, 상계관세 9건, 세이프가드 36건 등으로 반덤핑이 전체 수입규제의 77.7%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총 4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30건), 터키(17건), 중국(13건) 등의 순이었다. 품목별로는 철강·금속(95건)과 화학(61건)에 77.2%의 규제가 집중됐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이 오는 6일부터 서로에 대해 최대 25%에 이르는 관세 폭탄을 예고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들에게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에 대해 가격 담합 조사에 착수하고, 국내 배터리 기업들을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한국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기회가 날 때마다 무역 장벽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들을 지속하고 있다. 무협은 이번 행사에 앞서 지난달 28일 미국 상무부에 미국의 수입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관련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국가안보 위협 조사에 대해 한국 자동차 업계를 대변하는 '공식 의견서'를 전달했다. 의견서에서 무협은 "한국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가 아니라 오히려 미국산 자동차의 유망 잠재 수출 시장"이라는 점을 강하게 어필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 총수 혹은 고위 관계자들로 구성된 상설 네트워크도 마련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제1회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를 개최했다. 이를 위해 중국을 찾은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본 행사 후 마련된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만남에서 양국간 통상 문제를 조심스레 테이블에 올렸다. 이들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하는 데 한국이 동참해 달라"는 리커창 총리의 요청에 "통상 관련 한한령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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