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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베트남서 쌀국수와 같이 즐기는 김밥과 떡볶이
2016-09-11 17:31:41 2016-09-11 17:31:41
[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베트남의 경제 수도라고 불리는 호치민의 중심 거리는 9·23 광장이다. 베트남이 프랑스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전쟁을 선포한 날인 9월 23일을 기념하기 위해 이름 붙여진 이 곳에는 베트남의 국민 영웅 호치민의 동상이 우뚝 서있다. 마치 한국의 광화문 광장과 같은 느낌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오가는 호치민의 중심 거리다.
 
10일과 11일 이 역사적인 9·23광장에서 한식을 주제로 한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산물유통공사가 베트남 현지에 한식을 알리기 위해 개최한 '2016 K-푸드 페어'행사 였다.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 이곳에서 자국이 아닌 외국이 주최하는 행사가 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베트남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빽빽했다. 베트남의 젊은이들은 연신 흐르는 땀을 닦고 부채질을 쉬지 않으면서도 빨갛게 버무려진 매운 떡볶이를 맛있게 먹었다. 한국식 고추장이 매울법도 한데 아무런 내색 없이 맛있게 먹는 모습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였다.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밥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곳에서는 행사장 앞을 가득 메우고 떠날 줄 몰랐다. 한류의 또 다른 시너지 효과로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베트남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고성장 국가다. 지난해 6.68%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고 최근 10년 동안 7%에 가까운 성장률을 유지해왔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꾸준히 쏟아지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국민들의 소득수준도 높아졌고 이는 곧바로 구매력으로 이어졌다. 현지 물가에 비하면 결코 낮지 않은 한식에 대한 수요가 점차 높아진 것도 이 같은 젊은 층의 구매력 상승이 큰 역할을 했다.
 
베트남은 이른바 '젊은 나라'다. 베트남의 인구는 1억에 조금 못 미치는 9500만명 정도인데 이 인구의 평균 나이는 28살에 불과하다. 때문에 거리 곳곳에는 특유의 활기가 넘쳐흐른다. 여느 젊은층과 마찬가지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이 현상이 산업으로 직결 되는 것도 젊은층의 빠른 움직임이 있기에 가능했다. 행사장을 찾은 현지 대학생들의 많은 수가 SNS를 통해 알게 됐다고 대답할 정도였으니 한식에 대한 관심과 함께 빠르게 움직이는 베트남의 현재도 느낄 수 있었다.
 
초창기 한식에 대한 관심의 가장 큰 인삼을 비롯한 건강식품이었다고 한다. 인삼을 비롯해 김치와 김은 여전히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제 젊은층의 입맛은 떡볶이와 김밥, 라면 등이 새로운 한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베트남의 대표 음식인 쌀국수와 함께 떡볶이, 김밥을 같이 먹는 풍경이 이제 낯설지 않게 된 것이다. 한국에서 라면 혹은 국수와 김밥을 먹는 모습을 생각하면 어쩌면 찰떡궁합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게 된다.
 
한국-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가 체결되면서 더욱 교역량이 늘어난 베트남은 어느새 한국의 3대 수출국이 됐다. 현지에서 직접 느낀 베트남은 한국 기업들에게 있어 중국에 이은 또 다른 생산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도 소비시장 진출의 기회도 크게 열어주고 있었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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