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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준 "연기 호평? 더 정신 차려야 된다고 생각"
2015-07-10 14:19:15 2015-07-10 14:19:15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손님'은 악사 우룡(류승룡)이 아들과 함께 서울로 가던 길에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 마을에 우연히 들어서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독일의 도시 하멜른에서 내려오는 전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를 모티프로 했다. 이 작품에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류승룡과 이성민, 지난해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천우희와 함께 그룹 엠블랙 출신 이준이 출연한다. 이준은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영화 '손님'에 출연한 이준.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엘리트 코스 밟은 무용학도.."연기가 더 잘 맞아"
 
이준은 가장 안정적인 연기력을 갖춘 20대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데뷔 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연기해내 호평을 받았다. tvN 드라마 '갑동이'에서 사이코패스 캐릭터,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어리숙한 10대 아빠 캐릭터을 연기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손님'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강한 충성심을 지닌 촌장 아들 남수 역을 맡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연기를 향한 호평에 대해 "칭찬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저도 무용을 나름 오래 했는데 이제 갓 시작하는 사람이 무용을 잘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정말 잘하는 사람과 비교할 수는 없어요. 저는 이제 연기를 시작하는 입장이에요. 더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준은 엘리트 코스를 밟은 무용학도였다. 서울 예고를 졸업한 후 한국 예술 종합학교 무용과에 진학했다. 그러다 아이돌 그룹 엠블랙의 멤버가 됐고, 지금은 배우로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무용을 했던 것이 아깝진 않다. 지금이 좋다. 연기를 하는 것이 재밌고,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표현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운동하고 비슷한 것 같아요. 힘들 때는 힘들지만 자기 만족이 있거든요."
 
◇이준이 '손님'을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로서 터닝포인트는 '풍문으로 들었소'"
 
이준은 지난해 엠블랙에서 탈퇴한 이후 본격적으로 배우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 그런 그는 지난 6월 종영한 '풍문으로 들었소'를 배우 활동의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으로 꼽았다.
 
"6개월 동안 안판석 감독님과 같은 대기실을 썼는데 굉장히 많은 얘기를 들었어요. 1대1 강의를 매번 듣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드라마나 영화는 감독과 작가의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이 박수를 받아도 연기자가 제일 먼저 받기 때문에 남들이 쉬고 있더라도 더 집중하고, 더 연습을 해야한다고 말씀해주셨죠."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내가 잘한 작품도 있고, 못한 작품도 있고, 그저 그랬던 작품도 있지만 어떤 작품을 하든 하나씩 끝내다 보면 굉장히 많은 것을 얻더라. 그것이 자연스럽게 몸으로 나타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예전에는 드라마보다 영화가 훨씬 좋았는데 지금은 둘 다 좋아요. 드라마는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고, 영화는 영화만의 매력이 있죠. 드라마를 찍으면 순간의 집중력이 좋아지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영화는 여러가지 도전을 해보면서 여유있게 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배우 이준.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선배들 앞 대본 리딩, 식은땀 날 정도"
 
브라운관과 스크린 속 이준은 어떤 캐릭터든 자신 있게 표현해내는 당찬 배우다. 하지만 그는 "평소에는 자신감이 없고 주눅이 들어있을 때도 많다"고 털어놨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촬영장에서 혼나면 연기도 잘 못해요. 훌륭한 선배님들과 같이 촬영을 하면 제가 막내의 입장일 때가 많아요. 그러면 선배들이 저를 보고 연기를 못 한다고 생각할 것 같아서 주눅이 들기도 하죠. 대본 리딩 때는 정말 너무 부담이 돼서 식은땀이 날 정도에요."
 
이준은 '손님'에서 호흡을 맞춘 류승룡, 이성민 등 선배 배우들에 대해 "그냥 옆에서 보는 것 자체가 큰 공부가 됐다"며 "관객의 입장에서 감탄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준은 '손님'의 흥행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직 스스로 판단은 못하겠지만, 주변에 물어보니 재밌다고 그랬어요. 여름과 잘 맞는 더위를 날릴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쥐떼의 습격 장면이 나와서 쥐를 싫어하는 분들이 영화를 안 좋아하실까봐 걱정되는데 미키마우스를 보는 느낌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남녀노소 편안하게 보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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