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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대세론? 22대 첫 국회의장 '정성호' 급부상
추미애 염려·불안에 친명계, 정성호 거론
원내대표·국회의장 모두 실질적 결정권은 '명심'
2024-05-02 06:00:00 2024-05-02 13:59:11
 
 
[뉴스토마토 김진양·박주용·유지웅 기자] 5선 고지에 오른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습니다. 유력 후보인 6선 추미애 당선인의 '강성' 및 '돌발' 이미지에 대한 부담과 염려가 커지면서, 대안으로 '정성호 카드'가 거론되는 중입니다. 관건은 '명심'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의중이 '친구'인 정 의원을 향할 경우 추미애 대세론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175석을 거느리게 된 원내 1당으로, 당선자 대다수가 친명계로 분류됩니다. 신임 원내대표 또한 이 대표와 지도부에서 호흡을 맞춘 박찬대 의원으로 일찌감치 교통정리가 끝났습니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총선 평가 및 조직 전망 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당선인, 우원식 의원, 강위원 당대표 정무특보, 정성호, 박찬대 의원.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인지도 높지만…'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
 
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당선자 상당수가 차기 국회의장으로 "결단력이 있고 추진력이 있는 사람"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야 간의 '조정력'과 함께, 4·10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국회에서 구현할 수 있는 '뚝심'이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동의를 했는데요. "21대 국회처럼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거대 야당으로서의 힘을 제대로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국회의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추미애·조정식·정성호·우원식(선수 순) 후보 중 대중성에선 추 당선인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입니다. 추 당선인의 가장 큰 강점은 '높은 인지도'입니다. 당대표, 법무부장관 등을 역임했고 '추(미애)-윤(석열) 갈등'의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과거 '추다르크'로 불리는 등 매 고비마다 전선 최일선에 서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30일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130차 정기 여론조사(4월 2728일 조사, 안심번호 활용 무선 ARS 자동응답 방식,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 따르면,  '22대 국회 첫 국회의장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0.3%가 추 전 장관을 지목했습니다. 정성호(6.0%), 조정식(5.9%), 우원식(4.7%) 등 경쟁 후보들을 압도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격차를 '인지도'에서 찾았습니다. 대중적 존재감의 차이가 반영됐다는 설명입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 등에서는 '미애로 합의봐'와 같은 문구를 앞세운 '고추장(Go 추미애 국회의장) 프로젝트'가 한창입니다.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은 추 당선인이 법무부장관 시절,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이력 역시 '대정부투쟁' 전선을 강화하려는 민주당의 전략과 부합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유권자'인 민주당 당선자들에게도 강한 압박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추 당선인의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국회의장이 된 추 당선인이 윤 대통령과 번번이 충돌하게 되면 되레 이 대표의 존재감이 옅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친명계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추 당선인이 이명박정부 때인 2009년 환경노동위원장을 역임할 당시, 소속정당인 민주당을 제외한 채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과 단독으로 소집했던 이른바 '환노위 사건' 또한 다시 회자되면서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좌충우돌 이미지를 낳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불안하다"는 염려가 짙습니다. 
 
'이재명 친구' 정성호…'온건·강성' 겸비 급부상
 
정 의원은 추 당선인에 대한 우려를 단번에 잠재울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됩니다. 이 대표와 오랜 친구 사이인 그는 당내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힙니다. 합리적이고 온건한 성향이지만, 사안별로는 강성 목소리를 굽히지 않아 차기 국회의장 감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입니다. 오랜 비주류 생활 끝에 주류로 올라섰으며,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우호적 목소리가 많아 여야 접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친명이 국회의장-당대표-원내대표를 독점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추 당선인에 대한 염려와 불안이 커지는 반면 정 의원에 대한 지지는 결집되는 양상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른 한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생각보다 의원들 사이에서 추 당선인에 대한 지지가 광범위한 것 같지는 않다"며 "정 의원은 의원들이 실제로 많이들 좋아하는 편이라 (결과가) 어떨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추 당선인과 함께  6선에 성공한 조정식 의원도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며 국회의장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명심은 나에게 있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음에도 그의 합리적이고 온건한 성정은 강성 친명계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친명계 사이에서도 "더 이상 우유부단한 의장은 안 된다"는 표현들이 이어졌습니다. 일부는 김진표 의장에 빗대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고까지 말했습니다. 특히 22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명(비이재명) 횡사' 논란이 커졌을 때 사무총장 사퇴로 내홍을 수습하려 했으나 그가 버티면서 이 대표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실제 조 의원의 경우 원조 친명계로 분류되기보다 이해찬계로 보는 시각이 짙습니다. 
 
가장 늦게 도전장을 내민 우원식 의원은 재야의 거두였던 고 김근태 의장 계보로 분류되는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좌장입니다. 다른 세 명의 후보들과 다소 다른 색채를 띄고 있는데요. 의원들과의 관계는 대체로 원만한 편이지만, 확실한 지지그룹이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힙니다.  
 
김진양·박주용·유지웅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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