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주)무학과 대선주조(주)가 부산지역 소주시장 1위 자리를 놓고 무리한 경쟁을 벌이다 결국 정부의 규제를 받게 됐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흑백선전·블랙 마케팅 등 부당 표시·광고 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소주병 및 신문·방송 등을 통해 소주 암반수 함유량을 거짓·과장 광고한 무학에 대해서는 시정조치와 과징금 6800만원을, 첨가물의 체지방 감소 효과에 대해 지나치게 부풀려 표시·광고한 대선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최대 경쟁자인 무학과 대선은 부산지역 시장을 놓고 상호간 치열한 시장다툼을 벌여왔다.
그 과정에서 무학은 대선의 '즐거워예' 소주에 들어있는 발효생성아미노산복합물(BCAA)의 체지방 감소 효능을, 대선은 무학의 '좋은데이' 소주의 지리산 천연암반수 함유량을 신고했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결과 우선 무학의 지리산 천연암반수로 만든 '좋은데이' 소주의 경우, 지난 2010~2011년 무학의 창원·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전체 물량 3억6601만4000병 중 7433만5000병에는 암반수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나머지 2억9167만9000병에는 병당 2.6%~100%의 암반수가 희석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암반수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소주의 경우, 사실과 다른 표시·광고행위에 해당되고 암반수가 일부 들어간 경우에도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위반 행위에 해당된다고 평가했다.
대선의 경우에는 '즐거워예' 소주에 들어있는 BCAA 첨가물이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의 조사 결과 BCAA의 체지방 감소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찾기 어려웠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도 BCAA의 체지방감소 효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위는 대선의 BCAA 체지방 감소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린 표시·광고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무학과 대선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800만원을 부과했다.
한철기 부산지방공정거래사무소장은 "소주를 제조하면서 구성 성분으로 희석되는 암반수 함유량을 표시하지 않고, 단순히 암반수로 만들었다 등과 같은 표현으로 표시·광고한 행위에 대한 최초의 시정조치 사례"라며 "소비자에게 암반수 함량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울산·경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최대 경쟁사인 무학, 대선주조로 하여금 불필요한 비방전을 지양하고 공정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향후에도 주류 제조업체를 비롯한 지역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업종을 대상으로 거짓·과장 광고 여부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제재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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