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르무즈 결의안 퇴짜…트럼프, 이란도 무역도 '빈손'
보잉 항공기 목표치 미달…대두 구매도 '재확인' 수준
"준비 부족, 회담 공백 만들어…향후 흐름 지켜봐야"
2026-05-17 16:08:58 2026-05-17 16:30:16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년 만에 중국을 찾아 '담판'에 나섰지만 '빈손'뿐인 굴욕적 회담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무역 분야 합의는 '휴전 연장'에 그쳤고, 호르무즈 해협 관련 미국의 결의안은 중국이 회담을 마치자마자 '퇴짜'를 놓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도 외교·안보도 수세에 몰린 데다, 글로벌 리더십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방중 일정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테슬라·엔비디아 동행에도 '굴욕'…이란 전쟁도 '안갯속'
 
1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푸충 주유엔 중국대사는 유엔 전문 매체 <패스블루>와 인터뷰 과정에서 호르무즈 결의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우리는 내용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시기도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양측이 진지하고 선의에 입각한 협상에 임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이 단계에서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미·중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에 대해 뜻을 모았습니다. 백악관이 전한 시 주석의 발언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화와 항로 내 통행료 부과 시도에 반대한다는 점 역시 담겼습니다.
 
하지만 중국 측은 회담과 관련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외교부 대변인 성명에서는 "(이란 전쟁이)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전쟁"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여기에서 푸 대사까지 나서 호르무즈 결의안에 사실상 '퇴짜'를 놓으며, 미·중 정상회담의 의미까지 퇴색시켰습니다.
 
문제는 실질적 성과 자체도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팀쿡 애플 CEO 등 미국 산업의 거물급 기업인들도 함께 자리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주목받았던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H200' 판매 관련해서 미·중이 돌파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구체적 성과는 중국의 보잉 항공기 200대 주문입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당초 목표에서 한참 줄어든 수치입니다. 애초 보잉은 회담 전 여객기 500대와 제트기 수십 대가 포함된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온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우리 농민들을 위해 미국산 대두를 대량으로 수입할 예정이고, 다른 농산물도 많이 구매할 것"이라며 "우리가 합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또 한 가지는 중국이 미국산 석유를 구매하길 원한다고 했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발언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부산에서 성사된 대두 구매 약속의 재확인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성과 고작 이 정도일 수 없어"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지나치게 아첨했고, 그것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며 "준비 부족이 회담에 내용의 공백을 만들었고, 중국이 그 공백을 채웠다"고 평가했습니다.
 
<로이터>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성과로 지난해 10월 체결된 '무역 휴전'의 유지를 꼽았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이란과의 종전 문제도, 반도체 등의 문제에 있어서도 결과물을 도출해 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가장 큰 문제는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한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희토류가 제대로 풀리지 못한다면 미국은 이란과 전쟁에 있어 방위산업에서도 큰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현지 언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떠날 때까지 희토류에 대한 공식 해법을 도출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북미유럽연구부 교수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서 거세게 압박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면에 무언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서야 이 정도 성과에 머물 수 없다. 일주일 정도는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만 문제가 '협상 카드화'되는 상황에서 이란 문제 역시 어느 정도 수준으로 풀릴 수 있을  지켜봐야 한다는 겁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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