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면역 체계에서 암세포나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T세포(T-cell)의 모습.(사진=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연구진이 면역 체계를 재설계하는 mRNA 분자를 활용해 암 종양을 획기적으로 억제하고, 일부 사례에서는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백신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면역 보조제(Adjuvant) 혁신: 세포 내부에서부터 재설계
MIT 화공학과의 다니엘 앤더슨(Daniel Anderson) 교수 연구팀과 하버드 의대 및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연구팀은 기존 mRNA 백신의 T세포 반응을 증폭시키는 새로운 접근법을 공개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5월 13일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 게재되었습니다.
기존의 암 백신은 면역 세포가 암 항원을 인식하도록 돕지만, 환자에 따라 면역 반응이 약해 암세포를 완전히 사멸시키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IRF8과 NIK라는 두 가지 유전자를 인코딩한 mRNA 분자를 백신에 추가했습니다. IRF8는 T세포 활성화에 가장 효과적인 '수지상 세포(cDC1)'의 생성을 돕는 전사 인자이며, NIK는 면역 및 염증 관련 신호 경로를 활성화하는 효소입니다.
이 'mRNA 면역 보조제'는 면역 세포가 외부 신호에 반응하기를 기다리는 대신, 세포 내부의 신호 체계를 직접 재프로그래밍하여 훨씬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도록 했습니다.
마우스 실험서 종양 완치 확인, 독감·코로나 백신 효율도 급증
연구팀은 방광암, 결장암, 흑색종, 전이성 폐암 등 공격적인 암 모델을 가진 마우스 실험을 통해 효능을 입증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그 효과는 크게 다음 세 가지입니다.
우선은 종양 제거 효과로 mRNA 보조제를 투여한 결과, 강력한 T세포 반응이 일어나 종양 성장이 크게 늦춰졌으며 다수의 사례에서 종양이 완전히 제거되었습니다.
또한 mRNA 보조제의 병용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암 항원 백신이나 기존의 면역항암제(면역관문 억제제)와 함께 투여했을 때 그 효과는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연구진은 또한 감염병 예방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코로나19 및 독감 백신과 함께 사용할 경우, T세포 반응이 기존보다 10~15배 더 강력하게 나타났습니다.
차세대 면역 치료 새 방향 제시
연구에 참여한 다니엘 앤더슨 교수는 "이 보조제를 사용하면 항원을 표적으로 삼는 T세포의 수가 실질적으로 증가한다"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거나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아카시 굽타(Akash Gupta) 교수는 "면역 세포를 암 공격에 최적화된 상태로 변모시키는 이 기술이 인간에게 적용될 경우, 다양한 백신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연구팀은 향후 추가적인 동물 실험을 거쳐 인체 임상 시험으로 나아갈 계획입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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