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콘텐츠 시장인데"…유료방송업계, 규제 완화 요구
허가·약관·요금 규제 여전…동일서비스·비대칭 규제 지적
콘텐츠 투자·회수 구조 지탱…유료방송 역할 재조명
"통제보다 산업 성장"…정책 패러다임 전환에 목소리
2026-05-13 16:12:21 2026-05-13 16:12:2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으로 미디어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유료방송업계가 정부를 향해 규제 체계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글로벌 OTT와 동일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인터넷(IP)TV·케이블TV에는 여전히 과거 방송 중심 규제가 적용되면서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유료방송을 단순한 규제 대상이 아닌 국내 콘텐츠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유료방송산업 진흥을 위한 규제 합리화 방안' 토론회에서 박성순 서울예대 교수는 "유료방송은 여전히 핵심 미디어 인프라이지만 저성장 산업 구조에 진입했다"며 "시장 현실과 규제 체계 간 불일치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국내 유료방송은 동일 콘텐츠 시장에서 OTT와 경쟁하고 있지만, 규제 체계는 이원화된 상황입니다. 허가제와 요금·채널·콘텐츠 규제를 적용받는 유료방송과 달리 OTT는 부가통신사업자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업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이용자들은 이미 유료방송과 OTT를 대체 가능한 동일 서비스군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시장은 통합 경쟁 구조로 움직이는데 규제만 분리돼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3일 국회에서 유료방송산업 진흥을 위한 규제 합리화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한국IPTV방송협회)
 
규제 체계가 서비스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료방송 사업자가 요금 변경이나 신규 상품 출시 과정에서 정부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혁신 상품 출시가 지연되는 것이 업계가 꼽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반면 OTT는 광고형 요금제와 추천 알고리즘, 콘텐츠 번들링 등 다양한 상품 실험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약관 규제 역시 대표적인 비대칭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유료방송은 이용약관 변경 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수리를 요하는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OTT에는 동일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사전 승인 중심 규제를 신고 기반 사후 감독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요금·약관·상품 설계 규제를 완화해 사업자가 시장 변화에 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광고 규제 완화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현재 방송 광고는 OTT 대비 상대적으로 촘촘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는데, 이는 콘텐츠 투자 여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박 교수는 "방송과 OTT를 분리해서 광고 시장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동일 콘텐츠 시장 기준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통합 광고 거래 기반과 통합 시청률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유료방송과 OTT 규제 현황. (자료=박성순 서울예대 교수 유료방송 산업 진흥을 위한 규제 합리화 방안 발제문)
 
유료방송 산업 위축이 단순히 특정 플랫폼의 성장 둔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콘텐츠 투자 축소가 제작 시장 전반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박 교수는 "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의 매출 감소는 콘텐츠 산업 전체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미 방송광고 감소와 드라마 제작 편수 축소, 외주 제작 감소 등 산업 전반의 악순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방송광고가 전년 대비 18.5% 감소했고, 드라마 제작 편수와 외주 제작 시간도 각각 17.6%, 15.8% 줄었습니다. 
 
유료방송의 산업적 가치를 고려해 정책 방향 역시 기존 통제 중심 규제 체계에서 산업 성장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유료방송을 단순한 방송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 가치사슬의 핵심 연결 플랫폼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 교수는 "향후 정책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가 아니라 동일 경쟁 시장 안에서 어떤 정책 목표가 필요한 가로 바뀌어야 한다"며 "유료방송을 규제의 잔존 영역이 아니라 국내 미디어 산업의 성장 인프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용화 한국IPTV방송협회장은 "규제 합리화는 사업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내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콘텐츠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회복해 이용자에게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적 토대"라고 밝혔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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