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 산업 전환 설계로 확대…K-정책금융연구소 '좋은법' 8선
전기요금 선납제 도입 추진…전력 인프라 투자 재원 구조 제도화
재생에너지 이익공유·열에너지 체계 구축…탄소중립 전환 지원 확대
모태펀드 공시·기술창업 규제 정비…혁신금융 공급 기반 강화
2026-05-11 06:00:00 2026-05-11 06:00:00
[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가 정책금융과 산업 전환 관련 주요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3~4월 발의된 법안들을 분석해 총 8개 법안을 '이달의 정책금융 좋은법'으로 선정했습니다. 이번 선정에서는 전력망 투자 재원, 재생에너지 확대, 탄소중립 산업 전환, 벤처투자 구조 개편 등 정책금융 적용 범위가 전력·에너지·벤처·기후산업 전반으로 확대된 점이 특징입니다.
 
연구소는 8일 △산업 전환 효과 △정책금융 연계성 △투자 유도 효과 △국가전략산업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법안을 평가 및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재정·금융과 직접 연결되거나 국가의 투자·집행 구조를 구체화하는 입법을 중심으로 선별했으며, 자금 흐름과 산업 투자 구조를 바꾸는 제도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전력망 투자 재원 '선납 구조' 도입…요금 기반 투자 체계 명시
 
박정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전기사업법 및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은 전력망 투자 재원 확보 방식을 제도화한 법안입니다.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전기판매사업자의 기본공급약관에 '전기요금 선납에 따른 할인'을 포함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기 사용자가 일정 기간 요금을 미리 납부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됩니다.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은 전력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수금을 조성하고, 해당 자금을 전력망 확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에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규정했습니다. 두 법안은 전기요금 선납을 통해 조성된 자금을 전력 인프라 투자로 연결하는 구조를 법률로 명확히 한 것이 핵심입니다. 전력망 구축 재원을 차입이 아닌 선수금으로 확보하고, 그 사용 범위까지 규정했다는 점에서 전력망 투자 재원 조달 구조 자체를 제도화한 입법입니다.
 
에너지 전환부터 기후테크까지…탄소중립 산업 지원 체계 확대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는 공공 투자, 주민 참여, 열에너지 관리 체계를 각각 제도화한 법안들이 포함됐습니다. 안호영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법은 재생에너지를 국가·공공기관 중심으로 개발·소유·운영하는 공공재생에너지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법안은 국가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계획 수립과 공공재생에너지위원회 설치, 녹색공공투자은행 설립 근거 등을 포함했습니다. 또 발전공기업 구조 개편과 공공재생에너지 발전지구 지정, 화석연료 발전산업 종사 노동자의 우선 고용 등 정의로운 전환 체계도 담았습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열에너지기본법은 국가열에너지기본계획 수립, 열수요지도 작성, 열수요지구 지정, 열네트워크 구축 지원 등을 규정했습니다. 산업 공정, 발전시설, 데이터센터 등에서 발생하는 미활용 폐열을 조사하고 회수·활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도 포함됐습니다. 이를 통해 열에너지의 효율적 이용과 탈탄소화를 촉진하고 에너지 효율 향상과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의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안은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이익공유금' 개념을 법적으로 정의했습니다. 사업자가 주민, 협동조합 등에 배당이나 기금, 사용료 형태로 수익을 환원할 수 있도록 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참여 조건과 운영 방식을 정하도록 했습니다.
 
이들 법안은 각각 전력, 재생에너지, 열에너지 영역을 다루면서 공공 투자와 주민 참여, 에너지 효율화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박지혜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탄소중립산업 육성 특별조치법은 탄소중립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지원 체계를 규정한 법안입니다. 법안은 탄소중립 기술의 연구개발, 실증, 사업화, 기술 이전, 상용화까지 전 단계 지원을 포함하고, 관련 기업에 대한 금융·재정 지원 근거를 명시했습니다. 
 
또한 기업이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규제 개선을 직접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가 이를 검토해 정비하는 절차를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개별 사업 지원 수준을 넘어 산업 전환 전 과정을 정책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기술개발과 투자, 규제 개선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내용입니다.
 
모태펀드 공시·기술창업 규제 완화…혁신 투자 기반 구축
 
정책금융 자금의 운용 투명성을 높이고 보증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공공기술 기반 창업과 사업화 과정의 제도적 장벽까지 정비하는 법안들도 함께 발의됐습니다. 투자·보증·기술사업화를 연결해 혁신 산업으로의 자금 공급과 창업 생태계 기반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이재관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벤처투자모태조합의 공시 범위를 법률에 명시한 것이 핵심입니다. 모태조합의 결산서, 운용 규모, 출자 현황, 운용계획 및 실적 등을 공시하도록 하고, 공시의 시기와 방법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정하도록 했습니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조례에 따라 벤처투자조합 등에 직접 출자할 수 있도록 해 지역 단위 투자 참여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지역신용보증재단법 개정안은 금융회사 출연요율을 '0.2% 이상 0.3% 이하'로 규정해 하한선을 설정했습니다. 기존에는 상한만 존재해 출연 규모가 축소될 수 있었지만, 개정안은 최소 출연 수준을 법으로 정해 보증 재원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 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융지원 기능을 강화하도록 했습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한국과학기술원법 개정안은 공공연구기관 연구자의 기술사업화 활동과 관련된 규제를 정비한 법안입니다. 공공기술을 활용해 창업하거나 기술이전을 하는 경우, 그 대가로 취득한 기업 지분이나 자본금에 대해 이해충돌방지법 적용을 배제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해당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직무 관련 외부활동에 대해서도 일부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자가 창업기업 지분을 보유하거나 기술이전 기업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던 제약을 완화하고, 연구 성과가 사업화로 이어지는 경로를 제도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연구소는 이번 법안들이 전력 인프라, 재생에너지, 탄소중립 산업, 벤처투자, 기술사업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금융의 투자·집행 구조를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기요금 선납을 통한 투자 재원 확보, 재생에너지 이익공유 구조, 모태펀드 공시 의무화, 기술사업화 규제 정비 등은 자금 조달과 배분, 투자 방식 전반을 법률로 규정한 사례들입니다.
 
연구소 관계자는 "정책금융이 재정 지원을 넘어 산업 전환 과정의 자금 흐름과 투자 구조를 설계하는 역할로 확장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실제 집행 구조를 바꾸는 입법을 중심으로 평가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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