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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6일 18:5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법정 다툼 없이도 기업의 운명이 갈리는 장이 있다. 바로 기업공개(IPO)다. IPO는 재무 건전성은 물론 지배구조의 투명성, 투자자 보호 체계까지 종합적으로 검증받는 긴 레이스다. 특히 최근 상법 개정과 중복상장 규제 강화,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등으로 국내 IPO 시장은 외형 성장 중심의 구조에서 투명성과 거버넌스를 중시하는 질적 경쟁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마라톤처럼 긴 IPO 레이스에서 기업 곁을 함께 뛰는 조력자가 있다. 이유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다. 그의 역할은 단순히 기업의 속도에 맞춰 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변호사는 스스로를 코치에 비유한다. 가능성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 지배구조를 정비하며, 그 잠재력을 시장에 설득해 성공적인 데뷔를 돕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페이스메이커가 완주를 돕는 존재라면, 코치는 출발선에 설 자격부터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이 변호사는 그 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10년 넘게 IPO 현장을 누벼왔다.
법무법인 지평은 국내 IPO 법률자문 시장에서 가장 많은 누적 케이스를 보유한 로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만 굵직한 자문 6건을 마무리한 이 변호사는 "단순히 안 된다고 답하는 것이 아니라, 규제의 본질적 취지를 통찰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합법적이고 지속가능한 길을 개척하는 조력자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IB토마토>는 이유진 변호사를 만나 급변하는 IPO 규제 지형과 자본시장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이유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출처=지평)
다음은 이유진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국내 IPO와 기업지배구조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IPO 자문에서 꾸준히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자본시장은 기업 성장과 투자자 보호라는 공적 가치가 교차하는 역동적인 시장이다. 특히 IPO는 기업이 공공의 기업으로 거듭나는 핵심 관문으로, 가능성 있는 기업을 발굴해 지배구조를 바로잡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시키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결국 IPO 자문의 핵심은 단순한 법률 검토가 아니라 발행사와 투자사, 주관사, 거래소 간의 간극을 메우는 전략적 조율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소속된 지평 자본시장 그룹에서는 사모펀드(PE)팀과 IPO팀, 거래소 출신 고문단 및 해외 IPO 전문가들이 협력하는 종합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큰 강점이 있다. 다양한 사례를 기반으로 기업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거버넌스를 설계하고 거래소와 시장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여겨진다.
-최근 상법 개정으로 이른바 '경영 투명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IPO 심사 실무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과거 IPO 심사가 재무 수치 중심의 외형적 판단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시장과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질적 검증 단계로 고도화되고 있다. 단순히 실적이 좋은 기업이 아니라 상장사로서 주주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췄는지가 핵심 심사 요소가 됐다.
특히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정책 기조에 따라, 거래소는 대주주의 사익 편취 가능성이나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과거보다 훨씬 엄격하고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앞으로 기업들은 심사 기준이나 제도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지배구조와 투자자 보호 체계를 상장 준비 초기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설계하는 동시에 거버넌스의 건강성을 시장에 설득할 수 있는 역량이 IPO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거래소의 심사가 강화되는 가운데 상장 준비 기업이 반드시 보완해야 할 거버넌스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최근 거래소 심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이사회 중심의 실질적 견제와 감시 기능 확보다. 개정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보다 명확히 하고 자기주식 처분 계획서에 이사 전원의 서명을 요구하는 등 이사회 책임을 대폭 강화했다. 이제는 형식적 사외이사 체계나 거수기식 이사회 구조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얘기다.
주요 경영 판단 과정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졌고 반대 의견이 어떻게 조율됐는지를 서면으로 구체적으로 남겨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이익 실현 이전 대규모 연구개발비가 집행되는 기술성장기업이나 바이오 기업일수록 이해상충 관리와 내부통제 시스템이 중요하다. 특수관계인 거래에 대한 객관적 검토 절차와 함께 적극적인 주주환원 로드맵, 시장 소통 전략까지 갖춰야 심사 통과 가능성을 높이고 상장 이후 오버행과 주가 변동성 리스크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는 기업의 자금 조달 구조와 경영권 방어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는가.
△개정 상법은 자기주식을 미발행주식으로 간주해 이를 교환·상환 대상 사채 발행이나 담보, 신주 배정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이에 따라 기존 자기주식을 활용한 자금 조달의 유연성은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으며,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도 의결권 완충 장치로 활용하던 전략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향후 기업은 자금 조달과 거버넌스, 주주환원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고도의 재무·법무 전략을 설계할 필요성이 생겼다. 다만 임직원 보상이나 정당한 경영상 목적의 활용은 여전히 허용되는 만큼 이에 따라 향후 기업들은 근로자와의 신뢰 관계 구축을 위한 보상 체계 설계와 함께, 경영상 처분 필요 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이사회의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결정 근거 확보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 자기주식을 방어 수단보다 보상 체계와 전략적 협력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자본정책 전반의 구조적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지평이 지난해 상장유지지원센터를 출범한 지 1년이 넘었다. IPO 이후 공시·내부통제·주주총회 대응 등 상장 유지 단계에서는 실제 어떤 유형의 자문 요청이 가장 많이 들어오고 있나.
△상장 후 공시 위반 리스크 관리와 함께 개정 상법과 주요 판례에 따른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 관련 자문 수요가 압도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이사 보수 결정 방식과 지급 절차에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 대법원 판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기업들의 긴장감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 결정 과정의 객관성과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구체적으로는 주주총회 대응 전략과 감사위원 선임 절차, 이사 보수 결정 시 의결권 산입 문제, 소수주주의 주주제안 대응 및 이사회 독립성 확보를 위한 구성 재설계 등 다양한 자문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중복상장 제도 변화와 관련해서는 현재 지평에서 특허법인 및 IP·IT그룹, ABHC(AI바이오헬스케어센터)와 연계해 기술 중심 기업들의 자문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자기주식 관련 자문은 상대적으로 적다. 입법 과정에서 논의가 가장 치열했던 영역이지만 실무에서는 기업들이 이미 대비책을 마련한 데다 법률 검토보다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이 우선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올해 IPO 시장은 상법 개정과 중복상장 이슈로 대어급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IPO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올해 IPO 시장은 중복상장 금지와 자기주식 소각 의무 강화 등으로 거래소의 질적 심사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단순한 대형 딜 규모보다 거버넌스의 질적 차별화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규제 문턱은 높아졌지만 이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통과한 기업은 오히려 시장에서 더욱 견고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투자자 눈높이가 높아진 현재 시장에서는 투명한 지배구조와 주주 친화적 로드맵을 갖춘 기업일수록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서는 거버넌스 프리미엄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이유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출처=지평)
-올해 기대하는 목표와 계획이 있다면.
△자문 변호사는 단순한 법률 대리인이 아니라 기업과 함께 성장 전략을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여야 한다. 규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경로를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는 특히 지평 ABHC(AI바이오헬스케어센터)를 중심으로 특허법인과 IP·IT그룹 간 유기적 협업 체계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AI·바이오헬스케어 등 기술 중심 기업들이 프리IPO 단계부터 기술특례 상장에 이르기까지 자본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단순 법률 자문을 넘어 기술력과 지배구조, 공시 체계 구축을 포함해 상장 전략 전반을 통합 지원하는 종합 솔루션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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