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원팀 '주택 컨트롤타워'…시험대는 '첫 공급안'
결국 실행은 '지자체·LH' 몫
속도는 인허가·보상에 달려
2026-01-04 17:52:54 2026-01-04 18:02:15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이재명정부의 주거 안정 정책을 뒷받침할 '주택 공급 컨트롤타워'가 출범했습니다. 계획·인허가·보상·착공 단계로 나뉘어 있던 공급 절차를 한 흐름에서 관리해 초기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입니다. 다만 보상·시행을 맡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공석에 지자체 승인, 공공 주도에 대한 주민 반발 등 변수는 여전합니다. '원팀' 구상이 실제 속도전으로 이어질지는 이달 중순 발표될 공급안에서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달 중순 추가 공급책"…관건은 '구체성'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출범한 주택공급추진본부는 국토부 내 분산된 주택 공급 기능을 하나로 모아 만든 실장급 주택 공급 전담 조직입니다. 21년간 임시 별도 조직으로 운영돼온 공공주택추진단이 중심이 됩니다. 주택 공급을 국가적 과제로 격상한다는 의지입니다.
 
그간 택지 개발은 공공주택추진단, 민간 정비사업은 주택정책관, 노후 계획도시 재정비는 도정비기획단이 각각 맡아왔습니다. 주택 공급 기능이 조직별로 분산되면서 인허가·사업성·주민 갈등 등 주요 쟁점을 부처 내부에서 한 번에 조정하기 어려운 구조였고, 사업 단계가 지연될 경우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습니다.
 
주택공급추진본부는 주택 공급 정책의 기획을 총괄하고, 인허가·보상·착공 등 절차 전반을 조정·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습니다. 김윤덕 장관은 출범식에서 "이달 미국 출장을 다녀온 뒤 준비가 끝나는 대로 추가 공급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오는 11일까지 예정된 출장 일정을 감안하면, 추가 대책은 이달 중순께 발표될 가능성이 큽니다.
 
앞서 정부는 9·7 대책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공급 총량과 중장기 계획에 무게가 실렸던 기존 대책과 달리, 이번에 나올 공급안에서는 '실제 착공 단계까지 이르는 과정이 어느 수준으로 구체화되는지'가 관건입니다. 
 
주택공급추진본부가 내세운 '전 과정 관리' 역량에 대한 가늠자는 초기 착공 계획과 일정이 얼마나 제시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시장 체감도가 입주 시점을 기준으로 형성되는 만큼, '입주 가시성'이 지표로 제시될 수 있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통상 착공 이후 2~3년이 지나야 입주 물량이 시장에 반영됩니다.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주택공급추진본부 현판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석 달째 사장 없는 LH…용산 정비창도 '평행선'
 
문제는 국토부 내부 공급 기능이 하나로 묶인 것과 별개로, 실제 공급 실행 단계에서는 여전히 여러 주체가 역할을 나눠 맡는다는 점입니다. 주택공급추진본부가 계획과 일정 관리를 총괄하더라도, 인허가·보상·착공 등 핵심 단계는 각각 다른 주체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보상과 사업 시행을 맡는 LH는 주택 공급의 핵심축입니다. 그러나 이한준 전 사장의 사표가 수리된 지난해 10월 말 이후, LH 사장은 석 달째 공석입니다. 한 차례 공모 이후 재공모를 둘러싼 논의 과정에서는 낙하산 논란 등 잡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공급추진본부가 조정 역할을 맡더라도, 리더십 공백 상태에 놓인 LH가 대규모 보상과 사업 조정처럼 사장급 판단 사안에 대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인허가 권한이 지자체에 있는 구조도 변수입니다. 최종 인허가 속도는 지자체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등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지자체 협의가 지연될 경우, 전체 공급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실제 서울시와 국토부는 '용산 정비창' 부지를 둘러싸고 여전한 온도차를 보입니다. 정부는 해당 부지를 주택 공급 용지로 활용해 최대 2만가구를 공급하자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이곳에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조성해 세계적 기업 본부를 유치하고, 일자리·문화·주거가 결합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토부에 기존보다 2000가구 늘린 '8000가구 공급안'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과도하게 많은 주택을 공급할 경우 계획 전체를 다시 수립해야 한다"며 기존 계획을 크게 변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공공 주도' 개발에 대한 주민 반발도 공급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입니다. 공공 주도 재개발·재건축은 공익성 확보를 전제로 설계돼, 사업성 판단과 수익 구조에서 토지주와 지역 주민의 선택권이 일부 제한됩니다. 이 때문에 보상 수준과 이주 대책, 공공기여 비율 등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돼왔습니다. 
 
현재 국토부는 태릉골프장, 용산 캠프킴, 서초 국립외교원, 서울지방조달청 등을 서울 주택 공급 후보지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들 부지는 문재인정부 주택 공급을 검토했으나 당시 지자체장과 지역 주민 반대로 추진이 무산된 곳입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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