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긴 쿠팡 사태)'끝까지 간다'…국정조사·영업정지 '총력전'
청문회 넘어 국정조사로…동행 명령에도 '김범석 출석 장담 못해'
반복되는 솜방망이 처벌…초강수 ‘영업정지·동일인 지정’ 검토 중
쿠팡 사태 '장기화 국면'으로…"진정한 철퇴는 국내 소비자 탈팡"
2026-01-05 15:10:11 2026-01-06 11:45:03
 
[뉴스토마토 이혜현·이수정 기자] 사상 최대 규모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이후 전례 없는 책임 회피 행보로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쿠팡에 대해 정부와 국회, 수사당국이 전방위 압박으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쿠팡을 상대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총 5차례에 걸쳐 현안 질의와 청문회를 진행했습니다. 그때마다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출석을 요구했지만 해외 체류 등을 이유로 번번이 응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30~31일에 이틀간 열린 연석청문회에 불참한 쿠팡의 핵심 경영진 3인방인 김 의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김유석 쿠팡 부사장에 대해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청문회는 끝났지만, 사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국회는 여당을 중심으로 국정조사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외에도 노동자 사망사고 관련 산재 은폐 의혹, 불공정거래, 물류센터 실태조사 등의 문제를 전방위로 다루기 위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영배·김현·김현정 민주당 의원들을 주축으로 쿠팡 사태 관련 연석청문회가 종료된 당일 국회 의안과에 쿠팡 불법행위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습니다.
 
해 넘긴 쿠팡 압박…2라운드는 '국정조사'
 
하지만 오늘부터 7일까지 사흘간 예정됐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취소되면서 여당이 요구했던 8일 본회의 개최가 불투명해졌습니다. 그 결과 여당이 주도했던 쿠팡 국정조사 요구서 처리 일정도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정조사 요구서는 법사위 심사 대상은 아니지만, 국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만큼 본회의 자체가 미뤄지면 국정조사 일정 연기는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정혜 법무법인 서리풀 변호사는 "국정조사가 진행될 경우 3~6개월 조사 기간 동안, 서면조사, 현장조사, 증인 출석, 공청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쿠팡의 위법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시정권고, 입법 개선, 수사기관 고발 등의 후속 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쿠팡 사태 관련 국정조사는 플랫폼 경제의 공정성 확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하되, 조사 목적과 범위를 명확히 설정해 실효성 있는 조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산업재해 은폐, 블랙리스트 등 각종 의혹에 대해 TF를 꾸려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 측에 따르면 쿠팡 관련 사건 총 18건을 수사 중이며 이 가운데 쿠팡이 고소한 사건은 1건, 쿠팡 및 관계자가 고소·고발된 사건은 17건입니다. 여기에 쿠팡 관련 2차 피해 의심 사건 2건이 추가로 접수돼 총 20건을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사안별로는 개인정보 유출 의혹이 8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 사건이 2건, 과로사 관련 사건이 3건, 블랙리스트 등 기타 사안이 5건으로 분류됐습니다. 국회가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김범석 쿠팡Inc 의장과 박대준 전 쿠팡 대표 사건도 접수된 상태입니다.
 
쿠팡 사태가 해를 넘겨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국정조사와 함께 형사책임과 행정제재를 묻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범정부 TF에서는 이번 사태를 플랫폼 기업의 책임경영과 노동자 안전, 공정한 시장 질서와 직결된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쿠팡에 대해 초강수 조치인 영업정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 외면 본격화…'사법 제재'로 국면전환
 
공정거래위원회는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도 재차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동일인 지정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의 실질적 지배자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정하는 제도로, 기업집단의 범위와 규제 대상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되죠.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해당 기업집단의 총수 또는 그 친족, 계열사 범위 등이 공개되고, 각종 공정거래법상 규제와 공시 의무가 부과되기 때문에 쿠팡의 국내 경영활동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고용노동부는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고 장덕준씨 사망 사건과 유사한 산업재해 은폐, 조사 방해 사례가 추가로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전국택배노조는 김 의장과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법인, 노트먼 조셉 네이든 전 CFS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서울지방노동청에 고발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김 의장과 네이든 전 대표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교사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청에도 고발장을 제출했죠.
 
쿠팡 핵심 책임자들의 국회 불출석과 위증 고발과 셀프 조사를 둘러싼 정부와 진실 공방, 접속 로그 삭제 등 각종 의혹들은 사법 판단의 영역으로 옮겨 갈 전망입니다. 핵심 경영진들이 안하무인 태도, 무책임 경영 행태로 일관하는 쿠팡에 정부와 국회는 합세해 쿠팡의 퇴로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제재 수단과 근거 법령이 갖춰지지 않아 쿠팡을 압박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고, 현재 논의 중인 제재 방안에 대한 실효성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쿠팡 사태를 국민 정서 문제로 대응하기보다 냉철한 법적 조치가 우선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김범석 의장을 감정적으로 국회에 불러 세우는 것보다 국회가 냉철하게 고소, 고발 등 법적인 판단을 받아내 소비자들을 지키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진정한 철퇴는 소비자들의 탈팡"이라며 "국정조사나 경찰 조사 등 전방위적인 조치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타격을 아무래도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쿠팡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이혜현·이수정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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