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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스 티켓, 쇼핑몰 모델 선발전이냐?…'비아냥' 봇물
시즌1, 0%대 종영에도 시즌2 확정
‘아이돌’ 선발 아닌 ‘쇼핑몰 모델’ 선발전 지적
김창수·최재우 F&F 콤비, IP 확보에만 몰입
엔터업계 "업계 이해도 현저히 부족"
2024-01-30 06:00:00 2024-01-30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F&F(383220) 자회사 F&F엔터테인먼트가 기획 제작한 글로벌 걸그룹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 SBS(034120) ‘유니버스 티켓’ 흥행 참패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시즌2 제작 소식이 들립니다.
 
업계에선 해당 프로그램의 기획 단계부터 문제란 지적을 내놓는데요. 해당 프로그램을 진두 지휘했던 김창수 F&F 회장과 최재우 F&F엔터 대표가 처음부터 걸그룹 선발 육성에는 관심이 없고, 아이돌을 통한 패션 IP 사업 연계를 위한 '쇼핑몰 모델 찾기'에 방점을 찍었단 지적입니다.
'유니버스 티켓' 방송 이후 공식 오픈한 '유니버스 티켓 공식몰' 상품 문의 게시판. 29일 현재까지 상품 문의글이 11개에 불과하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아이돌 육성인가? 쇼핑몰 모델 찾기인가?
 
‘유니버스 티켓’은 작년 11월 18일 SBS를 통해 첫 방송됐습니다. 첫 방송 시청률은 1.1%였고요. 이후 마지막 10회(0.6%)까지 0%대에 머물렀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5회 방송 직후인 12월 17일, 제작사 F&F엔터가 오픈한 ‘유니버스 티켓 공식몰’입니다. 해당 참가자들이 모델로 나선 쇼핑몰인데요.
 
이 프로그램 제작사 F&F엔터 모회사 F&F는 패션 기업입니다. 국내와 중국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MLB’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에서도 참가자들이 이 브랜드 의류를 착용하고 나왔습니다. 해당 몰에는 참가자들이 착용한 맨투맨, 후드집업, 팬츠, 신발 등 의류와 아이템이 판매 중입니다. 모델 대신 참가자들 사진이 메인으로 걸려 있습니다. ‘유니버스 티켓’ 참가자들이 쇼핑몰 모델이 된 겁니다.
 
눈에 띄는 점은 대중의 주목도 입니다. 29일 현재 이 사이트 상품 문의 게시판에는 업체 답변까지 포함, 총 22개 게시글만 존재합니다. 실제 구매자들 상품 문의는 총 11개뿐. 일부 상품은 온라인 판매 사이트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도 없습니다. ‘공식몰’ 접근성도 떨어집니다. 포털사이트 검색이 아닌 도메인 검색으로만 접근이 가능합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이런 제품 홍보는 방송과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청률이란 화제성이 기본이 돼야 납득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유니버스 티켓' 마지막 방송 장면과 시즌2 '유니버스 리그' 방송 예고. 사진=방송캡처
 
폭망한 오디션, 시즌2 제작 확정
 
소위 말하는 '폭망' 분위기에도 ‘유니버스 티켓’ 시즌2 ‘유니버스 리그’가 제작되는데요. 시즌1은 걸그룹 선발이었고, 시즌2는 보이그룹입니다. SBS와 공동제작사 F&F엔터는 이미 기획에 들어갔고 방송 예고까지 했습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이미 오디션 프로그램을 ‘레드오션’으로 보고 기피 중"이라면서 "F&F엔터는 ‘유니버스 티켓’을 첫 프로젝트로, 시즌2까지 밀어 붙이는 걸로 알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F&F엔터 측은 “(시즌 1에 대해) 단순한 시청률 수치로만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해외에선 정말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순조롭게 시즌2를 기획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좌) 김창수 F&F 회장 (우) 최재우 F&F엔터 대표. 사진=F&F
 
하지만 회사측 설명과 달리 해외에서 화제성은 확인하기 힘든데요. F&F 측은 "'유니버스 티켓'에 참여한 각 나라에서 톱뉴스로 보도된 것은 물론, 탈락한 참가자 중 몇 명은 이미 각국에서 활발한 방송 활동과 광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F&F의 주장일 뿐 국내 어디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보도와 내용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최종 선발된 8인의 다국적 멤버로 구성될 F&F엔터 소속 '유니스'에 대한 정보조차 국내 포털사이트에서도 찾아 볼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더불어 국내 시장 무관심을 무시하고 해외 시장만 노린다는 것 자체가 업계에 대한 ‘몰이해’란 지적도 나옵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국내 시장을 버리고 시작부터 글로벌을 바라보고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국내 시장도 커버하지 못하는 화제성을 무슨 수로 해외로 확장시켜 인지도를 끌어 올리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최재우 F&F엔터 대표의 기획력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버스 티켓 시즌2 역시 실패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기획적인 측면에서 두각을 보인적이 없는 작사가로 유명한 최재우 F&F 대표와 오디션 프로그램 SBS ‘라우드’(LOUD)를 2%대 시청률로 종영시킨 이환진 PD가 ‘유니버스 티켓’ 연출이었는데, 성과물을 내놓은 적이 없는 인적 구성만 봐도 결과에 대해선 낙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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