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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정우 “‘비공식작전’ 미덕, 강력한 ‘재미’”
“‘터널’ 함께 한 김성훈 감독과 코드 잘 맞아…날 잘 사용하는 감독”
“극중 강력한 카체이싱, 주지훈 직접 소화…너무 낡은 차 무서웠다”
2023-08-03 07:00:22 2023-08-03 14:49:58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일단 다른 이유 다 제쳐 두겠습니다. 지금도 여전히라 말 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 만해도 그랬습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잠시 활동이 뜸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일. 배우로서의 능력 그리고 그 능력이 끌어올 수 있는 흥행 잠재력 만을 놓고 본다면 이 배우의 연기력은 솔직히 제작과 연출 그리고 투자의 관점에서 결코 놓칠 수 없는 킬링 포인트입니다. 그래서 한때 충무로에서 제작되는 영화를 이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와 이 배우의 선택을 기다리는 영화로 구분할 정도였습니다. 그 주인공은 배우 하정우입니다. 일단 신과 함께로 쌍천만 타이틀을 손에 쥐었습니다. 그 이전 무수히 많은 흥행작을 만들어 냈습니다. 오롯이 그의 능력이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그가 있었기에 그 작품들이 흥행에 더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그리고 지금도 하정우의 매력은 작품 속에서 충분히 그리고 아주 쉽게 다가옵니다. 일부에선 그의 이미지가 작품을 통해 너무 소비적으로만 활용된다는 지적도 합니다. 하지만 그 역시 동의하기 힘듭니다. 비슷한 이미지로 소비가될지언정 하정우이기에 그 이미지의 소비조차 우린 소비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래서 영화 비공식작전이 앞서 개봉한 몇몇 영화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해도 선택과 소비를 한 뒤에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는 분명 예측이 가능합니다. 최소한 하정우란 이름값은 여전히 유효하단 걸 말이죠.
 
배우 하정우. 사진=쇼박스
 
비공식작전끝까지 간다’ ‘터널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입니다. 하정우와는 터널에서 함께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경험과 기억 덕분에 두 사람은 비공식작전으로 흔쾌히 함께 하는 것에 동의를 했답니다. 물론 김 감독이 먼저 손을 내밀었고 하정우가 화답하면서 두 사람의 만남은 이뤄졌답니다. 하정우는 김성훈 감독과 자신이 너무 비슷한 면이 많다고 소개했습니다.
 
코드가 되게 잘 맞아요. 일단 영화 좋아하는 취향이 되게 비슷해요.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삶을 바라보고 대하는 태도도 너무 흡사하고. ‘터널에서 제가 재난을 당하는 인물 이잖아요.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유쾌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이잖아요. 그게 김성훈 감독을 진짜 많이 참고한 모습이었어요. 전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서든 그걸 넘어서려고 몸부림을 치는 데 감독님도 그래요. 그런 부분이 비슷해서 이번 영화 제안도 주신 것 같아요.”
 
배우 하정우. 사진=쇼박스
 
하정우가 비공식작전에서 연기한 인물은 외무부 소속 중동 전문 외교관 이민준. 그는 영화 초반 같은 외무부 소속 외교관이 중동 레바논에서 무장 테러 단체에 납치를 당한 후 1년이 훌쩍 지난 뒤 그의 연락을 받는 인물입니다. 즉시 외무부는 정부에 건의해 납치된 외교관 구출 작전을 실=합니다. 작전은 다름 아닌 외교관의 몸값을 들고 레바논으로 가서 테러 단체와 협상을 하는 것. 그 일을 극중 이민준이 담당했습니다.
 
일단 시나리오에 감독님이 제가 민준에게 들어갈 수 있는 여백을 많이 남겨 두셨더라고요. 뭔가 구체적인 인물 묘사를 많이 안해 놓으셔서 오히려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 만들어 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었죠. 지금에서야 말 할 수 있는 거지만, 감독님이 하정우 사용설명서를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저를 어떻게 사용해야 그 장면이 돋보이고 또 쉽고 빠르게 작업이 가능한지 너무 잘 알고 있으신 것 같았어요. 뭔가 지시를 하실 때 배우가 확실하게 떠올릴 수 있게 주시는 장점이 있어요.”
 
배우 하정우. 사진=쇼박스
 
사실 하정우는 비공식작전작업을 하면서 단 한 줄 때문에 촬영 초반 너무 힘이 들었답니다. ‘비공식작전은 예상 밖으로 강력한 액션 수위로 인해 배우들이 육체적으로 상당히 고생을 많이 했답니다. 하지만 그런 고생은 배우에겐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숙제 같은 것이라고 하정우는 전했습니다. 그럼 가장 힘들게 했던 게 뭘까. 전혀 예상도 못했고 예상할 수도 없는 지점이었습니다. 이 영화, 실화를 모티브로 합니다. 하정우를 괴롭고 난감하게 했던 지점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비공식작전외교관이 납치가 됐다란 실화를 모티브로 하지만 그걸 제외하면 모든 게 창작이에요. 사실상 창작 영화나 다름 없는데 그 한 문장이 절 너무 괴롭혔어요. 상업영화로서 재미와 감동을 줘야 하는데 그 한 문장이 담은 무게감이 너무 부담이었어요. 그 문장 때문에 실제 촬영에서 너무 저 자신이 옥죄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여기서 민준은 어떻게 하지? 웃을까 울까?’ ‘여기서 민준은 이렇게 걸어갈까’ ‘이 상황에서 민준은 소리를 칠까등등. 너무 괴로웠죠. 해답은 촬영이 진행되면서 점점 실화가 아닌 를 그 상황에 대입시키면서 부담에서 벗어난 것 같았어요.”
 
배우 하정우. 사진=쇼박스
 
비공식작전을 언급하면서 액션, 카체이싱을 말 안할 수는 없습니다. 극중 카체이싱은 국내 영화에선 전례가 없던 수준으로 강력하게 표현이 돼 있습니다. 흡사 영화를 보는 관객이 실제로 차에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습니다. 해당 장면에서 차량 운전은 하정우의 극중 파트너인 주지훈이 직접 소화했습니다. 주지훈은 하정우와 신과 함께’ 1편과 2편을 함께 소화하며 친형제 이상의 친분을 쌓은 사이입니다. 하정우는 비공식작전카체이싱 설명에서 손사래를 쳤습니다.
 
일단 주지훈씨가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로 알고 있어요. 근데 전 반대로 그런 스포츠에는 단 1도 소질 없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한 차는 정말 구할 수도 없고 운행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낡은 차에요. 근데 그 차를 타고 모로코의 그 좁은 골목을 휘졌고 다니는데 너무 무서웠어요(웃음). 무술팀에서 안전장치를 다 해줬지만 너무 무서운 건 사실이었죠. 주지훈의 운전 실력은 믿었어요. 근데 전 도저히 그 차는 못 믿겠더라고요. 매번 차에 탈 때마다 너무 예민해 지는 날 발견했죠(웃음).”
 
배우 하정우. 사진=쇼박스
 
차량 관련 에피소드에 대해 입이 열리자 하정우는 또 다른 에피소드도 있다고 공개했습니다. 극중 들개에게 쫓기는 장면. 그 장면에서 하정우는 실제로 공포에 사로잡혀 도망을 쳤답니다. 물론 해당 장면에 등장하는 들개는 훈련이 된 개들입니다. 또한 영화 촬영에 익숙한 개들이기도 하답니다. 그러나 실제 촬영이 시작되자 연기를 하는 개들 때문에 너무 공포감이 밀려왔었다고 웃었습니다.
 
영화에서 그 장면에 레바논이었는데 사실은 국내에서 찍은 장면이에요. 당시 개들을 모로코로 대려 가려고 했는데 너무 비용이 많이 들더라고요. 결국 국내에서 찍었는데, 개들이 연기를 해요(웃음). 촬영이 시작되면 그 눈빛이 정말 들개로 변해요. 얼굴에 약간 눈곱도 껴 있고, 입에 허연 거품도 좀 있고. 훈련이 됐다고는 하지만 이건 아닌데 싶었죠(웃음). 실제로 스태프 몇 명은 살짝 물리기도 했어요. 그런 개들이 막 짖으면서 달려오는 데 그냥 무서워서 뛴 거에요. 하하하.”
 
배우 하정우. 사진=쇼박스
 
비공식작전 원래 제목은 피랍이었습니다. 하지만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이 이 영화의 장르적 재미를 피랍이란 단어가 누를 수 있을지 모른다는 판단으로 바꾸게 됐답니다. 하정우는 바뀐 제목에 대해 마음에 들고 말고 할 게 없다판단은 관객 분들이 해주시는 거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비공식작전이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실화란 단어에만 갇힌 영화가 절대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비공식작전은 재미에 방점을 찍은 영화에요. 상업영화는 그게 미덕이 아닐까 싶어요. ‘비공식작전은 저와 김성훈 감독 그리고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돈으로 만들어 진 영화가 아니에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상업 영화에요. 그렇기 때문에 누가 봐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도 러닝타임 전체를 채워야 했어요. 그걸 계산하고 구성해서 만든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공개되고 관객들에게 다가서야 할 길의 방향은 재미와 웃음 그리고 감동을 주는 길입니다. 그게 제일 중요한 것 아닌가 싶어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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