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무비게이션)‘밀수’, 올 여름 흥행 성공률 100% 터진다
‘해녀가 밀수에 가담했다’ 단 한 줄에서 시작된 류승완의 활극 상상력
충무로 대표 흥행메이커 류승완 감독 필모그래피 완전 집대성·엑기스
2023-07-24 07:00:26 2023-07-24 07:00:26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관객이 영화를 선택하는 방식, 크게 몇 가지 일 듯합니다. 당연히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한 영화를 선택합니다. 장르적으로 끌리는 영화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소재가 끌리는 영화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감독이 만든 영화라면 믿고 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이런 여러 설명 가운데 가장 마지막, ‘좋아하는 감독이 만든 영화’. 이게 제일 중요할 듯합니다. 국내 관객들의 선택 기준에 가장 부합할 듯합니다. 이른바 팬덤이 형성된 스타 감독. 국내에서 이런 감독을 따져 보면 대략적으로 한 손에 꼽을 수 있습니다. 그 이름에 반드시 그리고 무조건 들어가는 연출자. 류승완 감독입니다. 류승완이라면 앞서 설명한 여러 조건들. 사실상 프리패스입니다. 그는 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부인 못하실 겁니다. 그의 영화에는 스타급 배우들이 등장하기로 유명합니다. 당연합니다. 너무도 영화를 잘 만드니 스타급 배우들이 너나할 것 없이 출연하고 싶어합니다. ‘장르적으로 끌리는 영화란 조건에서도 류승완은 독보적입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존재하는 모든 장르가 류승완의 색깔로 성장·발전해 선보여져 왔습니다. 소재적 측면? 대한민국 영화 감독 중에 상업적 소재를 가장 잘 활용하는 감독. 류승완을 첫 번째로 꼽는데 어느 누구도 주저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류승완 감독이 선보인 밀수’. 이렇게 설명한 모든 게 다 들어가있습니다. 류승완을 알고 싶다면 밀수’가 가장 완벽한 정답입니다.
 
 
 
일단 류승완 감독 특징 중 하나공간 활용력이 뛰어납니다. 공간 하나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사건을 주물 거리는 데 탁월한 감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 최고 상업적 코드 조율사로 불러도 손색 없습니다. 데뷔작 피도 눈물도 없이부터 가장 최근작 모가디슈까지. 단 한 작품도 빼놓지 않고 그렇습니다. ‘밀수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가상의 도시 군천’은 이 영화의 톤 앤 매너를 살리는 제3의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그 공간을 설정한 류승완 감독이 사실상 밀수의 스토리와 배우 그리고 연출을 덧입혀 공간 주인공’으로서 군천의 존재감을 살립니. ‘밀수의 전체 분위기, 다시 말해 공간이 만든 확연한 아우라가 이 영화의 장르적 흐름인 해양액션활극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영화 '밀수' 스틸. 사진=NEW
 
일단 배경은 1970년대. 가상의 항구도시 군천. 해녀들의 물질로 지역 기반을 다져온 작은 항구도시. 하지만 몇 년전 인근에 화학공장이 들어온 뒤 바다가 오염 되면서 항구 자체가 폐쇄 위기를 맞이합니다. 모두가 생계를 걱정해야 할 정도입니다. 그때 이들에게 달콤한 제안이 옵니다. 세관을 통하지 않고 바다길로 들어오는 밀수. 항구가 있는 지역 마을은 이미 밀수에 다들 뛰어들어 제법 돈을 만지고 있답니다. 마을 해녀들 리더 진숙(염정아) 그리고 그의 절친이자 함께 집에서 생활하는 춘자(김혜수)는 귀가 솔깃합니다. 시커먼 물 때 범벅으로 올라오는 전복 해삼에 화가 치밀던 해녀들. 이제 물에서 전복 해삼 대신 물건을 건져 올리면 됩니다. 하던 일 그대로입니다. 그냥 건지는 물건이 달라졌을 뿐.
 
영화 '밀수' 스틸. 사진=NEW
 
제법 돈을 법니다. 주머니가 두둑해 집니다. 다들 해녀로서 일은 잊어 버립니다. 멋진 옷 입고 재미도 보고, 흥도 내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고 동전 줍고. 멋들어진 인생입니다. 그런데 분수가 넘치면 체하는 법. 진숙의 아버지가 그랬습니다. 해녀들을 실어 나르던 군천항 터줏대감 맹룡호엄선장. 그가 먼저 밀수에서 손을 땔 것을 다짐합니다. 하지만 돈 맛을 본 해녀들, 특히 춘자의 반대가 극심합니다. 14세에 식모살이 후 이곳저곳을 떠돌다 군천항으로 흘러 들어온 뒤 진숙 아버지 엄선장이 거둬 함께 살고 있는 춘자입니다. 그는 엄선장 몰래 밀수 업자와 만나 큰 판 하나를 설계합니다. 하지만 분수에 맞지 않았나 봅니다. 탈이 났습니다. 세관 계장 이장춘(김종수)에게 제대로 걸립니다. 모든 게 끝납니다. 진숙과 해녀들은 옥살이를 하고 우여곡절 끝에 도망친 춘자는 서울에서 밀수 보따리 장사를 하던 중 전국구 밀수 보스 권상사(조인성)를 만납니다. 춘자는 권 상사를 등에 엎고 군천항 접수를 위해 다시 내려옵니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른 군천항은 엄선장의 맹룡호 막내 선원이던 장도리(박정민)가 휘어 잡은 판이 됐습니다. 진숙을 필두로 한 해녀들과의 관계도 묘하게 변해 있었습니다. 진숙과 춘자도 풀어야 할 셈이 남은 듯합니다. 이 판과 저 판이 제대로 꼬였습니다. 이제부터 그 꼬인 실타래가 하나 둘 풀리기 시작합니다.
 
영화 '밀수' 스틸. 사진=NEW
 
밀수는 해양액션활극입니다. 일단 해녀들이 소재입니다. 류승완 감독은 해녀가 밀수에 가담했다란 단 한 줄의 기록을 보고 이 영화를 만들 결심을 했답니다. 그래서 해양입니다. 액션은 류승완 감독과는 땔래야 땔 수 없는 코드입니다. 그의 별명 충무로 액션 키드’. 괜히 나온 말이 아닙니다. 류승완 감독에게 액션은 호흡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진짜 중요한 것, 바로 활극입니다. 어떤 사건이나 범죄가 일어나고 싸움과 도망을 통해 이뤄지는 사건을 그리는 방식. 활극이란 표현법 안에 지금까지 류승완 감독이 선보여 온 연출의 모든 게 전부 담겼습니다.
 
영화 '밀수' 스틸. 사진=NEW
 
영화 초반 해녀팀의 밀수 가담과 이후 흥을 즐기는 모습. 류 감독 초기작 다찌마와 리의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조춘자-엄진숙 두 여성 캐릭터의 리딩히터 서사. 류 감독 상업영화 중기작품 피도 눈물도 없이의 전도연-이혜영을 떠올리기에 충분합니다. 기 센 언니들이 펼치는 마초의 향연이 제대로 펼쳐집니다. 영화 중 후반 등장하는 좁은 공간 속 초대형 액션 시퀀스. 류 감독 대표 액션 영화 짝패의 아우라가 투영됐습니다. 복수와 범죄 그리고 인물간의 촘촘한 서사의 인과 관계. 류 감독의 진한 드라마적 기운을 느끼게 했던 주먹이 운다가 가장 맞닿아 있습니다. 영화 중반 이후 느껴지는 활극의 향연, 류 감독의 1000만 흥행작 베테랑속 서도철-조태오 격돌신에서 뿜어져 나온 카타르시스 그 이상입니다. 다시 말해 류승완 감독 전체 연출 필모그래피 각각의 장점이 집대성된 엑기스, 그 자체가 바로 밀수입니다.
 
영화 '밀수' 스틸. 사진=NEW
 
물론 이런 점만이 밀수의 장점은 아닙니다. 사실 밀수의 진짜는 처절한 인간 군상들입니다. 이른바 극단적 성향의 캐릭터들이 총출동, 서스펜스 넘치는 전개를 통해 물고 물리는 관계의 연속성을 드러냅니다. 할리우드 대표 히트 메이커 쿠엔틴 타란티노를 떠올리게 하지만 류승완의 이런 색깔과 방식은 자신만의 변주 영역에서 존재하는 활극 자체의 진수를 뿜어 내는 데 최적화된 연출이라 할 만합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간에 모여든 모든 것이 흩어지고 다시 그걸 하나로 쓸어 담아 폭발로 소멸시켜 버리는 류승완의 연출은 분명 독보적 영역으로 불러도 손색 없습니다.
 
영화 '밀수' 스틸. 사진=NEW
 
김혜수 염정아 두 리딩 히터의 연기적 타격감. 의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두 사람과 함께 극중 서사의 큰 맥을 담당한 해녀팀배우들, 각자의 몫을 그 이상으로 해냅니다. 존재하지만 만들어 진 배역이 아닌 존재하는 것그 자체로의 모습으로 흐름 속에 오롯이 서 있습니다. 박정민의 능글스러움은 분명 밀수이후 상당히 뜨거운 화제를 모을 것입니다. 고민시의 매력은 밀수가 건져 올린 분명한 성과입니다. 류승완 감독이 선별한 특별한 혜안을 꼽자면 분명 조인성과 김종수입니다. 조인성의 매력이 극대화된 권상사 캐릭터. 그리고 김종수가 연기한 이장춘의 비릿한 존재감. ‘밀수의 무게감을 제대로 살리는 완벽한 무게추입니다.
 
영화 '밀수' 스틸. 사진=NEW
 
올 여름 흥행 바다에 밀수가 예고됩니다. 이 정도면 성공률 100% ‘밀수입니다. 실패할 확률 제로입니다. 개봉은 오는 26.
 
P.S 류승완 감독에게 1000만 타이틀을 안긴 베테랑도 속편이 제작 중입니다. ‘밀수도 쿠키 영상을 통해 그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세상일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