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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보험사 치매간병보험 마케팅 나선 까닭
새 회계기준 앞두고 보장성보험 중요도↑
2022-09-06 06:00:00 2022-09-06 18:21:33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보험사들이 고령자들을 겨냥한 치매간병보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에 대비하기 위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보장범위를 늘리고 보험료를 낮춰 치매간병보험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만기까지 중대질병이 발생하지 않으면 추가보험료 없이 만기를 100세까지 연장하고 기존 질병보험보다 보험료를 30~50% 낮춘 간병보험을 출시했다. 동양생명은 최근 중등도 이상 치매 진단 확정 시 간병비 보장 특약을 탑재한 치매보험을 새롭게 선보였다. KDB생명은 경도치매까지 보장 범위를 확대한 보험을 내놨다.
 
특히 생명보험협회는 추석을 앞둔 이달 초 자료를 배포해 14개 생보사의 치매간병보험을 안내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협회는 “가족의 건강에 관심이 쏠리는 추석을 앞두고 회원사들의 치매간병보험을 한 데 모아 홍보하고 있다”며 “생보사들도 가입 한도를 높이는 등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치매간병보험에 대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것은 내년 도입을 앞두고 있는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험부채를 판매 시점이 아닌 보고 시점(시가)으로 평가하는 IFRS17에서는 금리 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을 취급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치매간병보험은 대표적인 보장성보험 상품이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IFRS17하에서는 저축성보험의 보험료는 부채로 계산되기에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을 확대하는 것이 보험사의 수익 측면과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더 나은 측면이 있다”며 “이런 이유로 보험사들이 치매간병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보험회사들이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보험사의 보장성보험 신계약 규모는 급증하고 있다. 5월 기준 생보사의 보장성보험 신계약 액수는 93조9800억원 수준으로, 올 1월(24조6017억원)보다 70조원(73%) 가량 급성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저축성보험은 1월(2조2665억원)보다 10조원 늘어난 약 12조9000억원에 그쳤다.
 
보장성보험 중에서도 치매간병보험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치매환자가 늘어나고, 보험 소비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협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 약 813만명 중 추정 치매환자는 약 84만명(10.2%)으로, 2030년 약 136만명(10.5%), 2040년 약 217만명(12.6%), 2050년에는 약 300만명(15.9%)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연구원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세대별 보험 신계약 건수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 기간 60세 이상 신계약 건수는 19.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30세 미만은 5.5%, 30대는 7.2%, 40대는 3.3%씩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치매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보험소비자 중 청년이나 중·장년층보다 고령층의 비중이 커지고 있어 보험사 입장에서는 관련 보험상품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양천구 치매안심센터에서 경증치매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지훈련 로봇을 선보이는 모습.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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