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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달이다②)다누리는 왜 미국에서 쏘나요?…다누리 발사 이모저모
2022-07-12 06:00:18 2022-07-12 06:00:18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국내 첫 달 궤도선 다누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궤도선 본체와 국내 출연연·대학이 개발한 임무 탑재체 5종, 미국 항공우주국(NASA)개발한 탑재체 1종으로 구성됐다. 지난 2016년 1월부터 7년간 약 2367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다누리 사업은 달 궤도에서 1년간 임무를 수행하며 우주탐사 기반기술을 확보·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본체와 탑재체를 모두 포함한 총 중량은 678㎏로, 달 상공 100㎞의 임무 궤도를 하루 12회 공전하며 달 관측과 과학기술 임무 수행, 안테나를 통한 관측 데이터 수신 등을 총 1년간 진행한다. 
 
다누리 발사 과정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구성해 풀어봤다. 
 
다누리는 왜 미국에서 스페이스X의 발사체에 실려 발사되나요?
 
누리호 성공의 기쁨이 채 가시지 않은 지금, 다누리 발사에서 가장 큰 궁금증은 '왜 한국이 아닌 미국 발사장을 이용하는 것인가'다. 간단히 말하자면, 누리호가 지구 저궤도에 위성을 안착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발사체이기 때문이다. 달까지 위성을 보내기 위해서는 누리호보다 더 강력한 발사체를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정부는 민간 우주사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를 활용한다. 
 
정부는 당연히 달 탐사선도 우리의 힘으로 우주까지 보내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누리호가 수 차례 발사를 거듭해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을 연이어 진행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에도 착수해 2030년에는 달 탐사선을 직접 발사하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이와 별개로 미국 플로리다 우주군기지는 북위 28.29도, 서경 80.34도에 위치해 있는데, 미국 내에서 지구 적도와 가장 가까운 위치로 지구 자전 속도를 이용해 발사체 연료 소비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누리는 왜 달 궤도로 직접 날아가지 않고 4개월 넘게 우주를 비행하나요?
 
지구에서 달 까지 가는 전이궤도는 크게 직접 전이, 위상 전이, WSB/BLT 전이 등 3가지가 있다. 간단히 말해 직접 전이는 지구에서 발사돼 달까지 직접 날아가는 것으로 5일 이내에 달까지 도달할 수 있다. 시간이 가장 적게 소요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연료 사용량이 가장 크다. 
 
위상전이는 지구 근처를 굉장히 긴 타원궤도로 몇 차례 공전한 후 달 궤도에 진입하는 방법이다. 달 궤도 진입까지 약 한 달의 시간이 소요되며 그 사이 위성체의 주요 부품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일부 비정상 작동 부품의 회복을 기다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있다. 
 
다누리의 비행 루트. 다누리는 연료 소모량이 가장 적은 BLT 항법을 선택했다. (사진=과기정통부)
 
마지막으로 다누리가 선택한 BLT 전이는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L1 지점(지구와 150만㎞ 거리)까지 우선 날아간다. 이후 다시 달의 중력에 이끌려 달 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 탐사선의 연료 소모량을 최소로 사용하기 위해 고안된 방법이지만 전이 기간이 4.5개월 정도로 가장 길다. 
 
다른 전이궤도에 비해 훨씬 먼 거리를 항행하므로 지구와 탐사선의 통신에 어려움이 발생할 위험도 크다. 통상적으로 거리가 2배 멀어지면 통신량은 4배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다만 비행체가 가장 멀리까지 갔을 때도 통신에서 이상이 없음이 확인되면 향후 심우주 탐사 때에도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누리는 나사의 안으로 BLT 항법을 선택했다. 
 
다누리와 교신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다누리와의 교신은 항우연의 임무운영센터에서 총괄한다. 임무운영센터는 달 궤도선 관제운영을 위한 심우주지상안테나 및 나사 심우주 네트워크 연동, 명령전송과 상태 정보 수신, 임무계획 수립과 궤도결정 및 기동계획 수립, 탑재데이터 수신 및 배포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이번 다누리와의 교신을 위해 항우연은 경기도 여주에 심우주지상안테나를 설치했다. 달 궤도선 운용을 위해 국내 최초로 설치한 심우주 통신용 지상 시스템인 심우주 안테나 개발에는 248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주 반사판은 직경이 35m로 국내 최대 규모이며, 높이는 아파트 15층에 해당하는 42.7m에 이른다. 
 
다누리와의 교신을 위해 경기도 여주에 구축된 심우주안테나. (사진=항우연)
 
다누리는 초반 교신에서는 여주 심우주지상안테나 대신 백업용으로 마련한 호주 캔버라의 안테나를 활용한다. 여주 안테나가 실제 위성과 교신 이력이 없어 성능을 확인할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주 안테나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는 것이 확인되면, 추후에는 국내외 심우주 탐사 프로그램을 지원하거나 국제 협력을 추진할 수도 있다. 
 
이 외에 다누리는 나사의 지원 아래 스페인 마드리드와 미국 캘리포니아의 심우주지상안테나와도 교대로 통신을 하게 된다. 
 
다누리가 임무를 완수하면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요?
 
다누리는 기본적으로 1년을 임무 기간으로 설정했지만 연료에 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임무 운영이 연장된다. 정상운영 종료 6개월 전인 2023년 7월쯤 추가 임무 수행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 때 임무 종료 방안에 대해서도 최종 결정된다.  
 
가능한 임무 종료 방안으로는 달 표면과 충돌해 충돌 직전까지의 영상을 확보하는 것이 하나가 있고, 달 동결궤도로 전환하는 것이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달 동결궤도는 주기적인 궤도 유지기동 없이 고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궤도로, 나사의 LRO 미션의 경우 2009년 발사 후 3년간 임무를 진행하고 동결궤도에 진입해 현재까지도 운영되고 있다. 
 
다누리의 후속으로는 달 착륙선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2030년대 초까지 1.5톤급 이상의 달 착륙선을 개발해 달 표면에 착륙, 다양한 과학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특히 독자적 우주 탐사 역량 확보를 위해 차세대 한국형 발사체를 통해 자력 발사를 목표로 한다. 달 착륙도 성공적으로 마치면 화성을 비롯한 심우주 탐사를 2035년까지 시도하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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