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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무상증자, 착시효과·테마주 흐름 주의…"기업가치 변화 없다"
노터스·공구우먼·조광ILI, 무상증자 발표 후 급등락
"무상증자주 급등, 합리적이지 않은 현상"
2022-06-21 18:22:00 2022-06-21 18:22:00
[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최근 무상증자를 진행한 종목들의 주가 급등락이 반복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투자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국내증시가 부진한 현재 상황에서 수급적 쏠림이 무증을 진행한 기업에 집중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증시전문가들은 무증에 따른 기업가치 변동이 없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상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최근에 무증 관련주가 테마주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감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노터스(278650), 공구우먼(366030), 조광ILI(044060) 등은 최근 무상증자를 공시한 뒤 급상승했다. 노터스는 지난달 보통주 1주당 신주 8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발표한 9일 전 거래일 대비 24.94% 오른 뒤 권리락이 발생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9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1주당 신주 5주를 지급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한 공구우먼도 이틀 연속 상한가(14일 29.90%·15일 29.94%)를 기록했다. 조광ILI는 지난 15일 장 마감 후 보통 주식 1주당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한 뒤, 16~17일(29.72%·23.47%) 이틀 연속 급등했다.
 
무상증자는 유통물량이 늘어나면서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다. 또 권리락 효과로 한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주가가 상대적으로 싸 보이는 '착시효과'가 일어나 거래가 더 활발히 이뤄지며 주가 상승을 이끌기도 한다.
 
다만, 무상증자가 무조건 주가 상승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무상증자가 실제 기업의 가치를 높아지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주가 부양의 수단이 될 수 없고, 때문에 무상증자만으로 투자 판단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또 무상증자주들이 '테마주'와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무상증자' 소식만으로 매수를 결정하기 보다는 기업의 실적과 업황 등을 고려한 투자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테마주는 단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통 뚜렷한 수익 기회를 찾기 어려울 때 횡행하는 경향이 있는데, 시장이 횡보세를 보이거나 지금처럼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면 테마주를 하고 싶은 유혹이 더 커진다"며 "무상증자 기업들이 테마주의 타깃이 된 것 같다"고 우려했다.
 
황 연구위원은 "최근 테마주가 급등락하듯이 무상증자주들이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무상증자는 주식을 나눠주는 것은 맞지만 시가총액이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의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회계상의 변화일 뿐이기 때문에 무상증자를 했다고 해서 기업의 시가총액이 증가할 뚜렷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테마주들은 재료가 소멸되면 대부분 원래의 주가 상태로 복귀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는데, 무상증자주들이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은 대체로 원상복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라며 "일시적인 가격 상승에 따라서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리게 되면 큰 손실을 보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위험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투자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노터스의 경우 권리락이 발생한 지난달 31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한 뒤, 하루 동안(10일)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가 거래가 재개된 뒤 첫 거래일인 지난 13일부터 21까지 7거래일 연속 주가가 급락했다. 이 기간 노터스의 주가는 79.22% 빠졌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공구우먼도 지난 14일 무상증자 발표 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뒤 지난 16일 전거래일 대비 16.46% 급락, 이틀 뒤인 20일에도 19.98% 하락 마감했다. 조광ILI도 무상증자 소식이 전해지며 이틀 동안 강세를 보인 뒤 하락 전환,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
 
업계관계자는 "무상증자주가 급등하는 것은 시장에 합리적이지 않은 현상"이라며 "무상증자는 기업 실체에 변동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상증자 기대감에 투자를 하는 것은 합리적인 투자 판단의 요소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면에서는 투자자들끼리 폭탄 돌리기가 될 수도 있다"며 "다른 이유 없이 무상증자만으로 급등하는 종목의 경우 투자자들이 신중한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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