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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대선 최대 변수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2022-01-04 06:00:00 2022-01-04 06:00:00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차기 대선이 60여일 남짓 남았다. 누가 제 20대 대통령이 될까. 선거 판세는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돌변했다. 12월 중순경까지 선거 판세는 대체적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 범위내 앞서 가던 추세였다. 그러나 연말부터 새해 들어 발표되는 조사까지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오차 범위 안팎으로 윤 후보를 앞서가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대선 판세는 추세가 중요한데 윤 후보의 뚜렷한 하락세다. 신년 여론조사로 발표되는 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20대와 30대, 여성, 중도층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
 
이번 대선은 진영간 대결 구도가 치열하게 전개되는 프레임 전쟁이다. 진보층과 민주당 지지층은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뭉치고 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은 윤석열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이런 프레임 전쟁에서 선거 승부처는 중간 지대 유권자층인 MZ세대, 여성, 중도층이다. 지난해 11월5일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결정된 후 윤 후보는 잠깐 동안이지만 '정권 교체' 여론에 올라탔고 지지율이 상승했다. 이른바 '어부바' 지지율이었다. 그렇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배우자 김건희씨 리스크가 터졌고 연달아 이준석 대표와 갈등하는 2차 파동이 불거졌다. 지난달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발표가 나면서 '사람 리스크'는 더 커져버렸다.
 
윤 후보 경쟁력의 기본은 반문정서에 따른 '정권 교체' 여론이다.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여론이 지속적으로 절반 이상 높은 결과로 유지되어왔고 윤 후보 지지율 경쟁력의 기본이 되어왔다. 그렇지만 윤 후보가 영입 인사 논란, 배우자 김건희씨 의혹. 이준석 대표와 충돌 갈등,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태도로 표심의 응집력을 견인하지 못했다. '사람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악화일로로 퍼져 나가는 동안 윤 후보의 지지율은 내리막길이었다.
 
가장 부각되고 강조되어야 할 '정권 교체' 여론은 윤 후보 주변을 둘러싼 사람 논란이 확대되면서 무뎌지고 있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28.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차기 대선을 어떻게 보는지' 물어보았다. '국정 안정'이라는 의견은 45%, '정권 심판'이라는 응답은 40%로 나타났다. 정권 재창출 여론이 정권 심판 여론보다 더 높았다. 물론 질문의 보기로 사용된 표현이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권 심판'이라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더라도 줄 곧 정권 유지보다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던 정권 교체 여론에 변화를 보인 것이다.
 
윤석열 후보가 '사람 리스크'로 지지율이 빠지는 와중에 그 지지율을 받아 챙긴 대선 후보는 바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다. 안 후보는 중도 또는 중도보수 정치 성향이고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가 시도되었을 정도로 국민의힘과 단일화하는 환경에 가능성이 열려 있다.
 
윤석열 후보가 새해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오차 범위 밖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이자 정치적으로 반사이익을 가져간 인물이 안철수 후보다. 안 후보 지지율이 두 자리 수까지 올라간 조사 결과까지 발표되었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세계일보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조사(전국1013명 유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0%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누가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적합한지' 물어본 결과 이재명 후보 35.5%, 윤석열 후보 30.9% 그리고 안철수 후보가 10.3%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에서 보수 진영의 지상 최대 목표는 '정권 교체'다. 윤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선택한 이유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정권 교체가 불가능한 수준까지 하락한다면 단일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국면이 된다.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 모두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선거판은 요동치고 있다. 특히 윤 후보의 지지율은 '사람 리스크'에 따라 더 유동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지지층 뿐만 아니라 20대, 학생, 중도층을 중심으로 이재명 후보의 지지층 일부까지 흡수하고 있다. 대선판이 정책 대결보다 유력 후보 사이의 비방전이 거세진다면 안 후보를 향한 정치적 반사 이익은 더 커진다. 유권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단일화 조사를 하게 된다면 안 후보가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까지 나올지 모를 일이다. 선대위 논란으로 연말 하락세를 막지 못한 윤 후보의 선거 경쟁력이 반전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남아 있는 60여일 동안 차기 대선의 최대 변수는 윤석열과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다. 신년 여론조사 결과가 보수 진영 단일화를 향한 신호로 읽히는 이유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insightk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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