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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지진 사망자 1300명 육박…열대성 폭풍까지 겹쳐
2021-08-17 09:00:30 2021-08-17 09:00:30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중미 카리브해 국가 아이티의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297명으로 급증했다. 부상자가 5700여 명에 달하는 데다 아직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가 많아 인명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AP 통신과 AFP 통신, CNN 등 주요 외신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아이티 재난 당국인 시민보호국의 발표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하루 만에 304명에서 1297명으로 급증한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진앙에 가까워 피해가 집중된 아이티 남서부 도시 레카이·제러미에선 주택 1만3694채가 붕괴되고 1만3785채가 파손됐다. 지진 다음 날인 15일까지도 아이티 전역에선 규모 4~5의 여진이 이어졌다.
 
지진의 진앙 인근에 있어 피해가 집중된 레카예의 병원들은 밀려드는 부상자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환자들은 계단, 복도, 병원 베란다에서 치료도 받지 못하면서 하염없이 차례만 기다리며 진통제라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더욱이 아이티는 16일 오후부터 열대성 폭풍 그레이스의 영향권에 들게 돼 폭우와 강풍으로 인해 추가 건물 붕괴가 일어나고 실종자 수색 작업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아이티는 지난 수십년간 무분별한 벌목 등 때문에 작은 태풍만 닥쳐도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큰 인명 피해를 보았다.
 
구호 노력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현지 관리들이 하루 2대의 인도주의 호송대가 이 지역을 통과할 수 있도록 마르티상 해안 지역의 폭력조직들과 협상을 벌여야 했다고 보도했다. 안나 제페리스 OCHA 대변인은 지난 15일 첫 호송대가 통과했으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17일 트럭으로 식량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잔해 아래에서 가능한 한 많은 생존자를 구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풍 그레이스는 16일 오후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된다.
 
16일(현지시간) 아이티 레카이에서 주민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르망기에 호텔의 잔해를 치우고 있다. 아이티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300명으로 육박하는 가운데 열대성 저기압 그레이스가 아이티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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