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권력개혁, 선거 의식해 검찰개혁만 집중"
민변, 문재인 정부 4년 성과와 남은 1년 과제 점검
"소규모 공수처 수사기능 의문"
자치경찰 보완·국정원 권한남용 방지 필요
"위성정당 도입, 입법기관 스스로 법 훼손"
입력 : 2021-05-06 16:15:57 수정 : 2021-05-06 18:36:46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문재인 정부의 개헌 노력과 검경 개혁 성과가 미흡하다는 법조계 평가가 나왔다. 선정한 개혁과제 완수 보다는 선거에서의 유불리를 따졌고 검찰개혁에만 매몰돼 나머지 개혁과제는 '민생'으로 두루뭉술하게 추상화 됐다는 평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6일 민변 사무실에서 '문재인 정부 4년 100대 국정과제 6대 분야 개혁입법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권력기관 개혁 '절반의 성공'
 
민변은 문재인 정부 최대 개혁과제인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 반쪽짜리라고 평가했다. 김지미 변호사는 올해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이 일치하지 않는 점, 공수처가 기소할 수 없는 고위공직자에 대해 검찰이 적절히 기소하지 않을 경우 기존의 공수처가 가지고 있었던 재정신청권이 공수처법 개정 과정에서 삭제된 점, 공수처가 그 규모가 대단히 작은 점 등은 보완돼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역시 검찰의 6대 사건(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 축소와 직접 수사 폐지 등으로 형사사법 권한 배분과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총장 후보 추천 위원회(추천위)와 검찰 인사위원회의 중립성·독립성 확보 움직임도 더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인사 갈등과 최근 김오수 전 법무부차관에 대한 검찰총장 후보 제청 등에서 표출된 갈등 등이 그 예다.  
 
법무부의 탈검찰화도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김 변호사는 규정상 검사가 주요 직책에 보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고, 검사의 단기 순환 근무로 법무부가 법무행정에 대한 전문성을 축적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지미 변호사가 6일 민변에서 문재인 정부 권력기관 개혁을 평가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설익은 자치경찰제, 경찰개혁도 미흡 
 
자치경찰제를 통한 경찰개혁도 불충분하다고 봤다. 김 변호사는 중앙집중화된 경찰 권한 폐해를 줄이기 위해 실질적·전면적 자치경찰제로 권력을 분산해야 하지만, 국가경찰 조직 내에서 자치경찰 사무만 구분한 점을 문제 삼았다.
 
경찰의 민주적 통제를 위해서는 경찰위원회 구성에 독립성을 보장하고, 위원회 권한을 제한하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재의요구권을 삭제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직무 범위에서 '국내 정보'가 삭제됐지만, 정보경찰 폐지 관련 논의가 없는 점 등 남은 문제가 많다고 봤다. 김 변호사는 "국정원 수사권이 60여년만에 이관된 것은 평가할만하다"면서도 "직무 범위에서의 '대응조치' 개념의 불명확성, '방첩' 개념에서의 국내정보수집 가능성, 사이버·우주정보 등에서의 권한남용, 조사권 신설에 따른 수사권 이관의 형해와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100대 개혁 전반 보다는 검찰 개혁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도 나왔다.
 
사회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는 "안타깝게도 선거를 앞두고 있다 보니까 점점 정치권이 개혁 과제 성과를 어떻게 낼 것인가에 집중하기보다는 '내년 선거에서 뭐가 중요하냐, 뭐가 유리하냐' 이런 쪽으로 급속하게 관심이 옮겨 가면서 문재인 정부가 공약했던 개혁 과제에 대한 관심은 급속하게 떨어져가는 것 아닌가"라며 "마치 국회에서 보게 되면 5년 내내 검찰 개혁 언론 개혁이 중심이고 나머지 개혁들은 점점 잊혀진 느낌이 들고 나머지는 그냥 '민생' 이런식으로 추상화되는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준우 변호사(사진 오른쪽)가 6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4년, 100대 국정과대 6대 분야 개혁입법 평가 보고서 간담회'에서 개헌과 선거제도를 평가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개헌 좌초 원인은 소통·숙의 부족
 
이날 '개헌 및 선거제도'를 다룬 김준우 변호사는 지난 2018년 발의된 대통령 개헌안이 정부와 여당의 소극적인 자세로 좌초됐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풀뿌리 민주주의 확대를 위한 개헌안이라도 다시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지난해 3월 폐기된 개헌안은 국민이 직접 개헌 권한을 갖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 법률안 발안제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선거권 연령 하향도 개헌안 폐기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만 2019년 4월 국회법이 개정돼, 30일 안에 10만명 이상 동의를 받으면 직접 청원할 수 있게 됐다. 선거권 연령은 지난해 1월 공직선거법이 개정돼 18세로 낮아졌다.
 
김 변호사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도는 당론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진되지 않아 답보 상태라고 관측했다.
 
'선거의 비례성 원칙'이 담긴 국회의원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취지를 못 살리고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변호사는 "독립적인 정치적 실체 라고 할 수 없는 선거용 종이정당을 만들어낸 두 정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행태는 입법기관이 스스로 법을 훼손한 기괴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당 가입 연령 제한 폐지, 공무원·교사의 정치 참여 보장 등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법안을 찾기도 어려웠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의 개헌 좌초를 국회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개헌을 실질화하기 위해서는 통치 구조 문제에 관한 정치적 논의가 불가피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는 특별한 노력이 거의 전무했다"며 "단순히 야당과의 협치 뿐 아니라 국민과의 소통 및 숙의 과정도 부족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2018년 3월경에 이뤄진 전국순회 토론회가 전부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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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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