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가 코로나19로 인해 이전세대보다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힘겹게 사회생활을 시작해, 경제적 기반을 형성하는데 실패했는데 이들의 삶에 또 코로나19가 닥쳐 경력을 쌓을 기회를 잃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9일(현지시간) 밀레니얼 세대가 코로나19로 인한 생애 두번째 금융위기에 직면해, 앞선 세대만큼 부를 축적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지난 5월 실업률은 12.5%로 X세대(1965∼1980년생)나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4년생)보다 높다.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해 주로 젊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여행·레저 산업군이 코로나19에 가장 먼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 가운데 가장 교육 수준이 높은 이들조차 이전 세대 대졸자보다 취업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저임금 업종에서 종사하다 보니 전체적인 소득도 전 세대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가 같은 나이였을 때와 비교해 재산이 적으며, 4분의 1은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7월19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마 레이크에서 구직자들이 줄을 서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특히 경제학자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로 입은 타격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미 인구조사국의 지난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2007년부터 치솟은 실업률로 인해 2017년까지 평균 2만5000달러(약 2961만원) 이상, 총급여로는 13%를 잃어버렸다고 분석했다.
인구조사국의 경제학자 케빈 린즈는 금융위기 이후 청년층의 취업률은 빠르게 회복됐지만, 이들의 수입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 초년생 때 두 차례나 이런 상황을 겪게 되면 재정이나 직업적 전망 등에 장기적으로 중요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풀이했다.
UC 버클리대의 경제학자 제시 로스스타인 교수도 밀레니얼 세대의 대졸자 취업률을 이전 세대와 비교한 결과, 불리한 조건에서 취업 시장에 뛰어든 이들의 취업 전망이 오랜 기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2007년 이전, 즉 밀레니얼 세대가 취업 시장에 들어선 시점에 이미 직업을 갖고 있던 이들의 경우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취업률도 크게 개선됐다. 로스스타인 교수는 만약 밀레니얼 세대가 이전 세대와 같은 비율로 취업률이 올랐다면 81.6%에 도달해야 하지만, 여전히 그에 미치지 못하는 79.8%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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