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NH투자증권(005940)의 차기 수장 선임 작업이 한 달 이상 지연될 것으로 보입니다. 각자대표 체제 전환을 위한 정관 변경과 그에 따른 후보군 재선정 과정이 필요해지면서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력한 연임 후보로 거론되던 윤병운 현 대표이사의 입지도 좁아지는 모양새입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거버넌스 체제 전환을 검토함에 따라, 부득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대표이사 후보 추천 절차가 지연되어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승인하는 이사회에 대표이사 선임(안)을 상정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이날 최종 후보를 낙점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것입니다. 경영승계 절차가 지연되면서, 윤병운 대표가 후임 대표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대표직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향후 NH투자증권은 후보 선정에 앞서 각자대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과 업무 분장 최적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단독 대표 체제를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려면 주주총회를 통한 정관 개정이 필수적입니다. 이에 따라 사업부별 조직 개편과 기능 분류가 선행되어야 하며, 그 결과에 맞춰 적합한 후보를 다시 추려야 합니다. 사실상 CEO 인선이 '제로베이스'에서 재시작되는 셈입니다. 다음달 말은 되어야 차기 대표 선임이 완료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버넌스 개편이 결국 윤 대표의 연임을 저지하거나 힘을 분산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전임 정영채 사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윤 대표는 그간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와 미묘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발생한 내부 임원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 등 내부통제 이슈도 연임 가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후보 발표 지연됐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는 것 아니겠냐"면서 "윤 대표의 연임안이 힘을 받았다면 이번 이사회에서 바로 통과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 윤 대표 기업금융(IB) 부문 경력상 영업부문 총괄 대표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이는 사실상 연임과 다를 바 없어, 각자대표 체제하에서도 입지가 보장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이런 가운데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이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윤병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논지의 기사와 글을 게재하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이러한 글이 오히려 윤병운 대표 여전히 '정영채 라인'으로 인식하게 해, 윤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평했습니다.
한편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1일 정례회의에서 NH투자증권을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IMA)사업자로 지정하는 안건을 심의·의결했습니다. 향후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종 승인되면 NH투자증권은 IMA 사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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