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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사, 손소독제에 웃고 타이어에 울었다
청결 용품 원료 'PG', 2분기 효자 노릇
2020-08-10 06:00:00 2020-08-10 06:00:00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화학사들이 2분기 실적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화학사별로 어떤 품목을 주로 취급하는지에 따라 희비가 갈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라텍스 장갑, 손 소독제 등 위생용품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해당 제품의 재료 생산업체는 수혜를 본 반면, 에틸렌 기반의 전통적인 화학제품을 수익원으로 삼는 화학사들은 수요가 급감했다.
 
9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SKC는 전년 동기보다 3.52% 증가한 영업이익 4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청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데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SKC의 자회사인 SK피아이씨글로벌은 손소독제 등의 재료로 쓰이는 프로필렌글리콜(PG) 수요를 기반으로 영업이익을 개선했고, SKC 인더스트리소재 사업 부문에서도 안면 보호대용 필름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화학사들이 2분기 실적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화학사별로 어떤 품목을 주로 취급하는지에 따라 희비가 갈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경기 수원시 한 유치원에서 교사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 소독제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또 다른 SKC 자회사인 SK넥실리스는 전기차 배터리 재료인 동박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에 힘을 보탰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배터리 소재인 동박의 추가 생산라인에서 3분기 출하가 시작되면 SKC의 영업이익은 추가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2분기 합성고무 부문에서 타이어 업체의 가동률 축소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지만, 의료용 라텍스 장갑에 활용되는 NB라텍스에 힘입어 손실 폭을 줄였다. 영업이익은 1201억원으로 13% 감소했다. NB라텍스 시장 점유율 1위인 금호석유화학이 생산 설비를 증설해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급증에 대비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자동차 타이어의 합성고무 원료로 활용되는 부타디엔을 주로 생산하는 롯데케미칼은 전년 동기 영업이익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롯데케미칼은 "코로나19 여파로 올 4~5월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락다운(Lockdown)에 들어가면서 ABS(아크릴로나이트·부타디엔·스티렌) 가동률을 하향 조정했다"며 "실질적인 스프레드는 전년 대비 나쁘지 않았지만, 판매량 축소가 마진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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