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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애플' 테슬라…"품질은 최하위인데 '감성'은 만점"
('제2의 애플' 테슬라의 명암①)상반기 국내 시장 43% 점유
"자동차 아닌 기술 소비"…판매 늘면서 불만·논란도 가중
2020-07-29 06:01:00 2020-07-29 06:01: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테슬라는 '혁신의 아이콘'이다.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팬을 형성하면서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품질과 고객서비스 소홀 등에 대한 지적과 논란도 나온다. 마치 애플과 닮은 꼴이다. 테슬라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오른 애플과 같은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조망해본다.
 
"내가 산 건 자동차가 아니다. 첨단 기술이다. 단지, 바퀴가 달려있고 도로 위에서 움직일 뿐이다."(테슬라 모델3 차주)
 
테슬라가 세상의 변화에 가장 앞서 있고 싶은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하면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 승용차 1만6359대 중 테슬라는 7080대로 43.3%를 차지했다. 전체 전기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7% 줄었지만 테슬라는 17배가량 늘었다.
 
사진/테슬라코리아
 
세계 시장에서도 테슬라의 독주는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집계를 보면 올해 1~5월 누적 기준 테슬라는 12만5800대를 판매하면서 1위를 유지했다. 전체 판매는 20% 감소했지만 테슬라는 13.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점유율은 17.7%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5%보다 5.2%포인트 상승했다. 2위인 BMW가 7%로 테슬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테슬라가 독주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혁신의 대명사란 점이다. 테슬라는 배터리 효율을 높여 압도적으로 긴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3의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446km다. 쉐보레 볼트EV와 현대차 코나EV가 410km 안팎이고 이들을 제외하면 400km를 밑돈다.
 
테슬라는 자율 주행에서도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자동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신기능을 추가하면서 새 차를 사는 것과 같은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전통적인 개념의 이동수단이 아닌 첨단 기술을 산다는 테슬라 차주들의 얘기는 조사로도 드러난다. 지난달 JD 파워가 내놓은 신차품질조사에서 테슬라는 품질은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만족도에서는 최고 등급을 받았다. 품질보다는 감성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는 동시에 강한 '팬심'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테슬라에 열렬한 환호와 지지를 보내는 소비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테슬라 전기차의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 감내할 수준을 넘어선 결함이나 부족한 사후관리로 인한 불편함 등을 토로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오토파일럿과 관련한 과장 광고로 소비자 혼란을 부추긴다는 논란과 국내 전기차 산업 발전이나 고용 창출 등에 대한 기여 없이 보조금 혜택만 누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층이 넓어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 또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장통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거나 논란을 이겨내지 못하면 테슬라의 질주는 오래가기 힘들다.
 
기존 완성차 업체가 기존 내연기관을 변형한 게 아닌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경쟁이 본격화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더 그렇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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