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시승기)아우디 e-트론, 고급스럽지만 혁신은 글쎄?
회생제동 성능·조향력 등 우수…버추어 사이드 미러는 다소 불편
2020-07-26 06:00:00 2020-07-26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현재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모델S, 모델X에 이어 보급형인 모델3까지 내세우면서 앞서나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EQC, 아우디는 e-트론을 선보이면서 추격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16일 강원도 홍천에서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를 시승했다. 시승코스는 강원도 홍천 세이지우드에서 내리천휴게소를 왕복하는 구간이었다. e-트론의 전장과 전폭은 4900mm, 1953mm로 벤츠 EQC의 4770mm, 1890mm에 비해 다소 크지만 아우디 Q7(5065mm, 1970mm)보다는 작다. 
 
외관에서는 전면부 8각형 싱글프레임 프론트 그릴이 단연 눈에 들어왔다. 내부를 보니 기존 아우디 차량에서 경험했던 MMI 디스플레이 등이 있어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전/후방 주차 보조시스템과 서라운드 뷰 디스플레이는 차량의 만족도를 높였다. 실내의 앰비언트 라이트, 블랙 헤드라이닝, 나파가죽 패키지 등의 모습을 보면서 최근 시승했던 모델S보다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고 느꼈다.
 
아우디 e-트론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동승석에서 찍은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시승은 2인1조로 진행됐고 동승 기자가 먼저 주행을 시작했다. 시승코스 초반은 내리막길이 많아 타력주행과 회생제동 위주로 운전이 이뤄졌다. e-트론은 감속 중 90% 이상의 상황에서 전기모터를 통해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 실제로 시승 초반 15km 이상 달렸지만 주행가능거리는 출발 전 195km에서 한때 215km까지 증가할 정도였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계기판에 charge 게이지가 움직였다. 시각적으로 회생제동이 이뤄지는 걸 확인할 수 있다보니 브레이크 사용을 남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근처 시승차량에서도 이같은 점을 볼 수 있었다.
 
e-트론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07km다. 시승 전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e-트론을 타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456km 구간을 충전 없이 운전했다고 밝혔다. 과속하지 않고 회생제동 기능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실제로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아우디 e-트론의 후면부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시승 코스는 강원도 지역 특유의 구불구불하고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왕복 1차선 구간이 많았다. 차량에 전자식 콰트로가 장착돼 컨트롤을 요구하는 곳에서도 원활하고 안정적으로 조향할 수 있었다.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아 동승기자와 차량과 관련한 대화를 불편함 없이 나눌 수 있었다. 
 
교대 구간에서 전비는 내리막길이 많았던 영향으로 6.0km/kwh이 나왔지만 도착지에 왔을때는 반대로 언덕을 올라가야 해서 3.8km/kwh까지 떨어졌다. 그래도 복합 전비 3.0km/kwh보다는 높았다.
 
다만 시승을 하면서 단점도 보였다. 이번 시승에서 기자들 사이에서 가장 화두에 올랐던 건 ‘버츄얼 사이드 미러’였다. 공기역학을 고려한 미래 지향적 디자인을 접목했으며, 기존의 외부 미러 대비 자동차의 전폭을 15cm가량 줄였다는 설명이다. 소형 카메라가 내부에 위치한 고해상도 OLED 디스플레이로 선명한 이미지를 전송하는 원리다. 
 
첨단 기술이지만 주행 시, 특히 차선을 바꿔야 할때나 후측방 시야를 확인하고 싶을 때 기존의 미러 각도와 달라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반적으로는 사이드 미러를 보면 되지만 버츄얼 사이드 미러를 보려면 시야를 조금 더 낮춰서 봐야했다. 
 
버츄얼 사이드 미러 모습. 화면 위치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사진/김재홍 기자
 
 
서라운드 뷰 및 카메라 모드를 설정했다. 사진/김재홍 기자
 
시승코스에 교통량이 많지 않아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서울 시내 정체구간을 주행했다면 운전 피로도가 높아졌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다른 기자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불편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전반적으로 e-트론은 고급스럽고 우아한 SUV 전기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테슬라 모델S에서 경험했던 강렬한 혁신의 느낌은 받지 못했다. 모델S는 e-트론보다 내부 디자인이 조잡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마치 아이폰을 다루듯 디스플레이를 터치해 조작하는 등 감성적인 만족도는 높았다.
 
또한 모델S가 오토파일럿 기능, 여기에 풀-셀프 드라이빙(FSD)까지 적용할 경우 반자율주행이 가능하고 계기판에 그래픽으로도 자동 차선변경 등이 구현되는데, e-트론에서는 이런 부분이 다소 아쉬웠다.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의 가격은 1억1170만원이며, 아직 보조금 지급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보조금이 적용된다면 실제 구매 가격은 9000만원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승당일 주행 모습. 사진/아우디코리아
 
시승이 끝나고 확인한 결과 전비는 3.8이 나왔다.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