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매각딜 어디로?…"현산, 요구사항이라도 말해야"
시장 반응도 냉랭…회사채 '흥행실패'
"선행조건보단 인수 재점검 협의가 우선"
입력 : 2020-07-09 15:09:47 수정 : 2020-07-09 16:08:22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종결 기한이 최장 12월 말까지 연장되면서 딜이 지지부진해지고 있다. 지난달 초 HDC현산의 계약 '원점 재검토' 요청과 지난 25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 간 회동 이후 계약 성사 가능성에 주목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늦게는 오는 12월27일까지 미뤄진 아시아나항공 매각딜 종결 기한에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HDC현산의 재협상 관련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인 HDC현산이 침묵을 깨고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내놔야 그에 상응하는 대책이 기한 안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침묵이 계속된다면 시장과 업계에서도 계약 무산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신고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힌 3일 오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밖에 아시아나 항공기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에선 HDC현산이 구체적 요구사항을 내놓는 것을 계약 성사의 첫걸음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에 HDC현산 외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기업이 마땅치 않은 가운데, HDC현산의 요구사항을 채권단이 외면하기 난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인수 자금 관련해서 현산HDC에서 들어온 요청은 어떤 것도 없다"며 "협상에 속도가 붙는다면 채권단의 인수자금 지원 관련 내용도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아시아나 인수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냉랭하다. 최근 HDC현산이 총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를 조사한 결과 불과 110억원의 신청을 받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시 재무적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HDC현산은 회사채 수요 미달과 관련해 오는 13일까지 추가 청약을 진행한 후 부족분은 매각 주간사에서 소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흥행 실패로 끝난 3000억원 회사채 발행이 당초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한 절차였던 만큼 HDC현산의 인수딜은 재차 난항에 빠졌다. 일각에선 HDC현산이 인수 의지가 남아 있다면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 자금 요청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HDC현산은 지난 2일 러시아의 승인을 마지막으로 인수 선행조건 중 하나인 기업결합승인 절차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2월 HDC현산이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주식매매계약(SPA)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 이후 7개월이 지난 뒤다. HDC현산은 올 초부터 미국, 중국, 러시아, 터키,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 해외 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승인을 받아왔다. 러시아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인수딜 거래종료 기한은 지난달 27일에서 최장 연말까지 연장된 상태다.
 
하지만 HDC현산은 기업결합승인이 선행조건 중 일부일 뿐 기타 선행조건들이 남아있을뿐더러, 인수상황 재점검 문제가 더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러시아의 승인를 끝으로 기업결합 승인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계약서상 아직 충족되지 않은 선행 조건들이 있다"며 "다만 현재로선 다른 선행조건과 관련해 산은 등과 진행 중인 인수상황 재점검 관련 협의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인수딜까지 미뤄지면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아시아나항공 하청노동자들은 두 달 전 정리해고 조치를 받았다.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케이오가 하청사업자 직원 3분의 2가량에 희망퇴직과 무기한 무급휴직을 권한 뒤 이를 거부한 노동자 8명을 5월11일부로 정리해고 한 것이다. 이들은 최근 전국공공운수노조 등과 함께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한 정부의 엄정한 판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 사옥 앞에서 농성을 감행하는 등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최승원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