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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사업 다각화 속도…마진 회복은 '아직'
정유 4사 생산시설 증설 검토…수소충전소도 늘어난다
2020-06-05 06:05:08 2020-06-05 06:05:08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며 국제유가가 회복 중인 가운데 정유업계가 우울했던 1분기 성적을 만회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다만 정유사 수익성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은 11주 연속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어 2분기 실적엔 적신호가 들어온 상태다.
 
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부진했던 1분기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향후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제품 설비를 증설하고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인프라를 늘리고 있다.
 
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부진했던 1분기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사진은 GS칼텍스 여수 공장 전경. 사진/GS칼텍스
 
GS칼텍스는 여수 제2공장 인근에 올레핀 생산시설(MFC) 증설을 추진 중이다. 올레핀은 '산업의 쌀'이라 불릴 만큼 활용도가 높으며 플라스틱·합성섬유·합성고무의 원료로 사용된다.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의 원료는 모두 올레핀 계열이다. 여기에 MFC는 통상 올레핀 생산에 사용되는 원유 부산물 나프타 외에 액화석유가스(LPG)도 원료로 투입이 가능해 효율성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에쓰오일도 지난해 6월 가동을 시작한 잔사유고도화시설(RUC)과 올레핀다운스트림(ODC)에 추가 증설을 위한 7조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RUC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 기름을 재처리해 프로필렌을 만들어내는 시설이며, ODC는 이 프로필렌을 다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으로 만든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석유산업의 혁신적 전환을 이뤘다는 평을 받은 이들 시설에 추가 재원을 투입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합작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공장(HPC)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HPC 완공 시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 사업 부문 비중이 2022년 기준 45%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주유소에 수소충전소를 추가한 복합 에너지스테이션 증설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6월 최초 울산에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을 연 이후 현재 고양시에도 건립을 추진 중이다. GS칼텍스 또한 지난달 서울 강동구 주유소·LPG 충전소 부지에 수소충전소를 준공해 'H 강동 수소충전소-GS칼텍스' 영업을 시작한 바 있다. 
 
다만 1분기 4조4000억원의 적자를 낸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의 2분기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는 회복되고 있지만,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아직 마이너스 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올 3월 셋째 주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기 시작한 정제마진은 5월 넷째 주 -1.3달러를 기록했다. 휘발유, 경유 최종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운임·정제 비용 등 원료비를 제외한 값인 정제마진은 통상 4~5달러가 손익분기점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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