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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보유 현금 7% 줄고 차입금 38% 늘었다
한경연 "영업활동 현금흐름 급감한 영향"
2020-04-09 06:00:00 2020-04-09 0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지난해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면서 현금성 자산은 줄고 차입금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코스피 상장사 685개 기업의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현금성 자산이 2018년 142조원에서 지난해 131조7000억원으로 10조3000억원(7.3%) 감소했다고 밝혔다. 2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감소 폭은 전년 3.2%보다 커졌다.
 
2015-2019년 현금성 자산·순차입금 추이.자료/한경연
기업의 자산대비 현금 보유 비중인 현금자산 비율은 2016년 9.3%에서 지난해 7.6%로 3년 연속 하락했다. 현금성 자산은 현금과 예금, 만기도래 단기금융상품 등을 의미한다.
 
현금성 자산이 줄어든 것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급감한 영향이다. 기업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8년 137조7000억원에서 102조6000억원으로 25.5% 감소했다. 313개 기업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줄었고 이 중 133개사는 적자를 냈다.
 
부족한 현금 흐름으로 인해 투자금을 외부조달에 의존하면서 갚아야 할 순차입금은 증가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171조2000억원에서 236조9000억원으로 38.4% 늘었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은 기업은 20.9%에 해당하는 143개사였다.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돌면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보다 작다는 의미다.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기업인 한계기업은 2017년 28개에서 지난해 57개로 증가했다.
 
한경연은 한계기업이 늘어난 이유를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상장기업 매출은 1151조8000억원으로 3.2% 축소됐고 영업이익은 55조5000억원으로 50.1%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8년(9.4%)의 절반 수준인 4.8%로 떨어졌다.
 
평균 재고자산은 99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 재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속도인 재고자산회전율은 11.5회로 2017년 14.3회에서 2년 연속 감소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만성적 한계기업이 증가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한계상황까지 내몰리는 기업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존립 기로에 서 있는 기업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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