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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속 산업계 구조조정 확산
OCI·만도·두산중공업 등 희망퇴직 추진…"경기 악화로 확대 가능성"
2020-03-17 14:06:06 2020-03-17 14:06:06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전반이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산업계 구조조정이 확산되고 있다. 정유·화학과 자동차, 조선업, 중공업 등 산업계 전반에서 희망퇴직이 이뤄지거나 검토되고 있고 특히 코로나19로 유난히 타격이 큰 항공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OCI는 가동을 중단한 군산공장을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퇴직 인원은 신청이 끝난 뒤 결정될 예정이지만 OCI가 최근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는 점에서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270MW급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두산중공업
 
특히 2200여명의 직원 중 절반가량이 근무하는 군산공장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OCI 군산공장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달 20일 가동을 멈췄다.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로 태양광 폴리실리콘 국제가격이 급락하면서 손실을 벗어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도 경영난을 이유로 희망퇴직 절차가 진행 중이다. 두산중공업이 인력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두산중공업 측은 "최근 수년간 세계 발전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의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며 "사업 다각화와 재무 구조개선, 고정비 절감 등의 노력을 했지만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명예퇴직뿐 아니라 일부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휴업도 검토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별도 기준 매출액이 2012년 7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70000억원으로 떨어졌고 최근 5년간 당기순손실액은 1조원이 넘는다.
 
자동차부품업체 만도도 2000여명의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순환휴직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직에 대한 희망퇴직은 만도가 한라그룹에 인수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S-Oil도 1976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실적 악화 등으로 경영난을 겪던 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데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코로나19로 타격이 큰 항공업과 여행업은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이 비용 절감을 위해 무급휴직 등을 하고 있지만 여객 노선 대부분이 멈춰선 상태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력감축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도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상황이 장기화하면 회사의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낸 바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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