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연 있는데 또 중소기업연구소?…“현장 의견 반영 못 해”
중기연, 전체 예산 60% 정부 보조금…연구소와 공공·민간으로 역할 분담
입력 : 2020-02-19 15:23:01 수정 : 2020-02-19 15:23:01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계 현안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KBIZ중소기업연구소’를 열었지만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미 비슷한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연구원이 있는데 이와 차별화 된 기능을 찾지 못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선 그동안 중기연이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 이번 연구소 설립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중기연이 정부 눈치를 보느라 중소기업인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기연은 지난 1993년 3월 중소기업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는 업계 요구에 따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재정적 지원 아래 중기중앙회 연구 부서로 시작했다. 이후 김인호 초대 원장이 부임하면서 2004년 독립했다.
 
독립 이후엔 중소기업 관련 연구를 하는 데 국가 보조금이 필요했고, 자연스레 당시 중기청(현 중기부)으로부터 연구 과제를 받기 시작했다. 이후 중기연의 연구는 중기청 정책 관련 내용이 많아지면서 보조금도 늘어났고, 현재는 중기연 전체 예산 중 60% 이상이 국가 보조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예산 중 보조금 비율이 50%를 넘어서자 중기연은 정부로부터 기타공공기관 인증을 받았다. 중기부 산하기관으로 공식 편입된 것이다. 중기연 이사회 당연직 이사장이었던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도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중기연은 중기중앙회와 멀어지기 시작했다.
 
중기연 관계자는 “처음부터 정부 정책에 맞춘 연구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라면서 “김인호 원장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 연구를 강조하셨던 것처럼 연구원들도 정부에 기대지 않는 연구를 하려고 했는데, 정부 쪽 인사들을 만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연구를 할 때 중기중앙회 실태 조사를 많이 활용하는데, 관련 통계를 적기에 쓸 수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업무를 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간 애로사항에 대해 하소연 하기도 했다.
 
결국 문제는 돈이다. 중기연이 정부 보조금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정부 정책에만 편향된 연구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소기업계에서 ‘중기연이 정부 눈치만 본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일단 중기연과 연구소는 각각 공공 영역과 민간 영역에서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중기연이 순수한 전통 연구와 학술적인 방향에 집중한다면, 연구소는 협동조합 등 중소기업 현장의 애로사항 해결에 좀 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기연과 연구소가 다루는 분야가 겹칠 수 있겠지만 방향성은 서로 다르게 갈 것”이라면서 “어찌 됐든 중소기업을 위한 연구기관이 늘어나는 것은 업계에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KBIZ중소기업연구소' 개소식이 열렸다. 서병문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왼쪽 다섯번째부터),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나경환 단국대학교 산학부총장.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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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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