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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신영밸류우선주 제친 TIGER우선주ETF 수익률 '윈'
2020-01-31 06:00:00 2020-01-31 10:57:43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국내 증시에서도 장기적으로 우선주의 성과가 보통주보다 좋을 것이라며 우선주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가 나온 것은 10년 전의 일이다. 신영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신영밸류우선주 펀드가 대표주자다.
 
그런데 이것뿐이다. 정말로 우선주의 성과가 좋았다면 다른 운용사들도 비슷한 상품을 내놓았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 대신 배당주 펀드나 인컴형 펀드로 쏠림이 강화됐다. 우선주가 배당을 받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투자포인트는 겹치지만, 우선주와 보통주의 주가 괴리율이 좁혀질 것이라는 대전제는 오직 신영자산운용만 지켜온 셈이다. 
 
다행히 같은 투자아이디어를 지닌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했다. 2017년 1월에 설정된 TIGER우선주 ETF다. 현재 투자자들이 우선주에 간접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신영밸류우선주 펀드는 우선주 중에서도 가치 있는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펀드다. 증시에 상장돼 있는 우선주의 숫자가 제한돼 있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종목들을 편입하고 있다. 편입비중이 1%를 넘는 종목이 18종목이다. 가장 많이 들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 우선주로 14.71%다. 2위는 현대차우로 4.3% 비중이다. 
 
특이한 점은 맥쿼리인프라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주식종목이 아니라 집합투자증권 항목으로 편입했으니 우선주에 투자한다는 특성을 어긴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안정적으로 고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을 편입해 전체 성과를 높이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TIGER우선주 ETF는 이와 많이 다르다. 한국거래소가 만든 코스피우선주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인데, 투자종목 숫자도 신영의 우선주펀드보다 적고 비중도 쏠림이 심하다.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종목이 삼성전자우인 것은 같지만, 편입비중이 신영 펀드의 2배 가까운 28.2%에 달한다. 다음으로 많이 보유한 현대차도 일반 우선주가 아니라 현대차2우B다. LG생활건강우와 LG화학우까지 상위 4종목만 더해도 전체 펀드자산의 3분의 2가 넘는 68%에 육박한다. 10위까지 비중이 86.4%로 압도적이다. 당연히 상위 종목들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ETF의 주가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이 ETF가 추종하는 지수는 코스피 우선주 중에서 시장규모, 유동성, 배당실적을 기준으로 20종목 이내를 선정한다고 돼 있다. 
 
상위 종목 쏠림이 심한 것과 많은 종목에 분산돼 있는 것, 둘 중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당연히 수익률로 판가름할 수밖에 없는데, 이건 시장상황에 달려 있다. 아무래도 증시 분위기가 좋을 때, 지난 연말과 올해 초 반도체를 필두로 삼성전자가 달리고 현대차가 신차 출시를 앞세워 실적 회복이 전망되는 이런 시기엔 이들에 투자하는 비중이 큰 TIGER우선주 ETF의 성과가 돋보일 것이다. 반대로 뚜렷한 주도업종 없이 중소형주가 뜨는 개별종목 장세가 이어진다거나 약세장이 펼쳐지는 시기엔 상대적으로 신영밸류우선주 펀드가 더 나은 성과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현재 기간별 수익률에서도 나타난다. 6개월, 1년 수익률은 TIGER우선주가 6.6%, 5.1%로 각각 4.5%, 1.9%인 신영밸류우선주 펀드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3년 수익률에서는 신영밸류우선주 펀드가 11.4%로 TIGER우선주 ETF(10.1%)보다 살짝 높다. 
 
결국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예상하는 투자기간에 따라, 증시 분위기를 보면서, 선택하는 것이 맞다. 
 
투자비용은 액티브펀드인 신영밸류우선주 펀드 쪽이 더 높다. A클래스의 경우 선취판매수수료 1.0%, 판매보수(0.78%) 포함 총보수가 1.47%다. 온라인전용 클래스라고 해도 TIGER우선주 ETF의 총보수 0.29%와는 차이가 큰 편이다. 
 
분배금도 TIGER우선주 ETF 쪽이 더 높다. 지난해 분배금은 2월과 5월, 11월에 각각 50원, 270원, 65원씩 총 385원을 지급했다. 현재 주가가 1만원대 초반이니까 배당투자 목적으로 접근해도 괜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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