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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vs 파격…삼성·LG, 연말인사 '온도차'
삼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안정'에 방점 최소폭 예상
LG그룹, 구광모 색깔 담아 대규모 '인적쇄신' 전망
2019-10-21 08:00:00 2019-10-21 08:25:48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대기업들이 연말을 앞두고 내년도 사업계획과 올해 인사 평가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삼성과 LG그룹에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등을 앞두고 최소한의 인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 2년차에 들어서는 만큼 그의 색깔을 반영한 대규모 인적쇄신이 있을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말 정기인사를 위한 사장단과 임원을 대상으로 인사평가에 돌입했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가 12월초에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한 인사가 주를 이뤘다. 지난해 초호황기를 보낸 반도체 부문의 경우 김기남 DS부문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전체 사업부 승진자(158명)의 절반 이상(80명)이 DS부문에서 나왔다. 하지만 올해 영업이익 반토막 나면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필벌' 중심의 인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올해 삼성전자의 인사는 '안정' 기조를 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와 일본 수출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조직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에도 성과주의 인사 기조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과거 보수적이고 안정을 추구했던 LG그룹이 구 회장 취임 이후 실용주의의 색채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LG디스플레이를 이끌어 온 한상범 부회장이 용퇴하고, 정호영 LG화학 사장이 새로운 수장에 선임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구 회장은 취임 후 이뤄진 인사에서 순혈주의도 격파했다. LG화학 창립 이래 첫 외부출신 최고경영자(CEO)로 3M 출신의 신학철 부회장을 영입했고,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을 역임한 김형남 부사장을 LG그룹 자동차부품팀장으로 선임했다. 또 김이경 전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을 인재육성담당 임원으로, 홍범식 전 베인애넘퍼니 대표를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채용했다. 
 
구 회장 취임 이래 처음으로 이뤄진 지난해 6월 정기 인사가 당초 예상과 달리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대부분 유임되는 등 안정 기조로 흘러간 만큼, 올해에는 대규모 인적쇄신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LG디스플레이를 필두로 이미 주요 계열사의 고위직 인사에 포문이 열린 만큼, 인사 시기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LG 계열사 관계자는 "올해 구광모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명확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만큼 인사에도 이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며 "매년 그룹 인사가 이뤄진 11월말에서 12월초에 인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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