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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줄여 미래차 키운다"…글로벌 차업계 신기술 확보 '올인'
생산직 인력 감원하고 공장 폐쇄까지…미래차 선점 위해 과감한 투자 '열풍'
2019-09-30 16:48:22 2019-09-30 17:06:52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공장을 축소해 미래차 신기술 확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생산직 노동자들의 희생이 불가피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시대 흐름에 따라가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30일 르노삼성자동차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과 다음 달 4일 부산공장 비가동 휴무(셧다운)에 들어간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물량 감소로 인한 조치며 징검다리 연휴가 있어 휴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생산 물량 감소에 르노삼성은 시간당 차량 생산량(UPH)을 기존 60대에서 45대로 25% 줄인다는 방침이다. 감소한 생산량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400여 명의 잉여인력이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르노삼성은 추락하는 생산량에 따라 공장 몸집 줄이기에 나선 가운데 글로벌 르노는 2022년까지 주요 시장에서 100% 커넥티드 서비스 구현 목표를 세우며 미래차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커넥티드 카는 정보통신 기술과 자동차를 연결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차량을 말한다. 아울러 자율주행차 15종에 순수 전기차 8종까지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공장 인원 감축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 든 것은 르노삼성이지만 장기화되는 부진에 많은 완성차 기업들은 전세계 곳곳의 공장 축소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19 서울모터쇼에서 전시한 르노 자율주행 배송차 '이지프로'. 사진/르노삼성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말 북미 5곳과 해외 2곳 등 7곳의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사무직 8000명과 공장 생산직 근로자 6000명을 감원해 올해 말까지 약 60억 달러(한화 약 7조1892억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감원 계획을 밝히며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고 GM은 그것에 적응해야 한다"면서 미래차 투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GM은 2016년 스타트업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인수해 현재 자율주행 분야에서 구글과 함께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폭스바겐도 2023년까지 관리직 7000명을 줄이고 생산직 구조조정도 적극 검토한다. 인력은 줄이지만 신차 개발에 대한 의지는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전기차 시장 전략 '로드맵E'를 발표하고 총 80종의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럽에서 사전계약 중인 폭스바겐 전기차 'ID. 3'. 사진/폭스바겐코리아
 
닛산자동차도 지난 4월 스페인 공장에서 5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공장은 줄이지만 연합 기업인 르노와 함께 구글 자율주행차 사업부 웨이모에 투자하며 기술 선점에는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올 상반기 수익성이 악화한 현대차 베이징 1공장과 기아차 옌청 1공장의 문을 닫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2조4000억원을 들여 미국 자율주행 업체 앱티브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미래 신기술 확보에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최근 행보에 '공장 줄여 미래차 키운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신기술 확보에는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들기 때문에 수익이 나지 않는 부문에 대한 비용 절감 차원"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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