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일본에 '레이와 시대'가 열렸다. 아키히토 일왕의 뒤를 잇는 나루히토 새 일왕 즉위식이 1일 오전 진행됐다. 일왕은 국정운영 권한이 없지만 사회 통합의 구심점이다. 일본 과거사에 수차례 반성의 뜻을 표해온 '평화주의자'였던 아키히토 일왕이 물러남에 따라 새로운 일왕이 아베 내각의 우경화 행보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고쿄(皇居·일왕과 가족들이 살고 있는 궁성) 내 마쓰노마에서 '겐지토 쇼케이노 기'로 불리는 즉위행사를 치렀다. 청동검과 청동거울, 굽은 구슬 등 이른바 '삼종신기'로 불리는 일본 왕가 상징물을 넘겨받는 것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행사다. 나루히토 일왕은 즉위행사 직후 같은 장소에서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정부부처 대신과 광역단체장 등을 만났다. 일본 연호도 이날 자정을 기해 아키히토 일왕의 헤이세이(平成)에서 나루히토 일왕 시대 레이와(令和)로 바뀌었다.
전임 아키히토 일왕은 전날 오후 5시부터 10여분 간 퇴위식을 치렀다. 일본 역사에서 일왕이 생전에 물러난 건 1817년 이후 202년 만이다.
나루히토 일왕 즉위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아키히토 일왕은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히로히토 전 일왕의 아들로서, 수시로 전쟁에 대한 반성과 평화를 강조해왔다. 즉위 이후 한 번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나루히토 일왕의 가치관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2015년 기자회견에서 전쟁과 평화헌법 등에 대해 아버지 뜻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반면 아베 총리는 나루히토 일왕 시대에 사용하게 될 연호와 지폐 등에 군국주의 색채를 은밀히 반영하는 중이다.
아키히토 전임 일왕(오른쪽)이 지난해 12월23일 도쿄 왕궁 발코니에서 85세 생일을 맞아 나루히토 새 일왕(당시 왕세자)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던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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