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건설업, 주택사업 포트폴리오 '비상'
주택 경기 하락 적신호…사업 비중 높은 중견사 타격 우려
2019-03-19 14:36:39 2019-03-19 14:46:35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주택사업 경기가 수직 낙하하고 있다. 주택사업에 치중해 비교적 포트폴리오가 부실한 중견 건설사들은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중견사들은 주택 및 건축사업 비중이 70~9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 사업 포트폴리오 보강이 힘든 만큼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이나 자산매각 등으로 이어질 것에 대한 우려도 번진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20위권 중견 건설사 7곳 중 5곳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주택 및 건축사업 비중이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이 88.9%로 매출액 중 주택 및 건축사업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신공영 83.8%, 태영건설 79.8%, 계룡건설산업 79.2%, 두산건설 72.8% 등이다. 70%를 넘지는 않았지만, 한라건설의 주택 및 건축사업 비중도 62.8%를 차지해 의존도가 적지 않다.
 
주택 및 건축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는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 자체사업 등의 비중을 늘려 수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한신공영과 계룡건설산업은 지난해 자체사업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 이상 늘어나는 등 수익성이 커진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정책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주택 및 건축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사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매출 감소가 예측된다.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에도주택 중심의 전문 건설사들은 큰 위기를 맞은 바 있다.
 
일례로 2008년 발발한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급락하면서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100대 건설사 중 20곳 이상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풍림산업, 삼환기업, 벽산건설, 극동건설 등 주택 사업 중심의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특히 건설사의 부도나 파산이 크게 늘면서 2012년 분양보증 사고액은 1조원을 넘기도 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사업 다각화를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한 최대 과제로 선정하고 힘을 쏟고 있다. 해외 사업 진출에는 큰 어려움이 있어 주로 국내에서 새 일감을 찾는 모습이다. 하지만 당장 회사 매출 구조를 바꾸기 어려워 단기적으로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정부 들어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서 주택 사업에 편중된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래도 과거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사업 다각화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건설사가 특별히 다른 사업에 쉽게 발을 들여 놓기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해외사업 진출이 제일 좋은데 해외시장 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