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지금 충무로가 코미디를 주목하는 이유
2019-01-28 13:06:31 2019-01-28 13:06:31
[뉴스토마토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지금까지 충무로에서 코미디를 장르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스토리 초반 밝고 코믹한 분위기를 끌고 간다. 중반 이후부턴 진중한 방식을 활용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선 억지 설정을 과하게 도입해 관객들의 눈물을 터트린다. 이런 공식화된 느낌 때문에 관객들에게도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코미디는 휘발성이 강한 장르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장르의 단점을 깨트리는 영화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장르적으로 구조 변화를 깨트리면서 상업 영화 시장에서 바라보는 코미디 장르에 대한 인식을 바꿀 기본 틀이 되고 있다.
 
지난 23일 개봉한 극한직업 28일 오전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누적 관객 수 3137896명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주말 3일 동안 전국에서 무려 241만을 끌어 모았다. 충무로에서 코미디 영화로는 전무후무할 1000만 돌파 기록을 갖고 있는 ‘7번 방의 선물보다 닷새 먼저 300만 고지를 점령했다. 예매율 역시 38.4%로 다른 경쟁작 대비 압도적인 1위를 이어가고 있다.
 
극한직업은 지난 해 파격적인 흥행 기록을 세운 완벽한 타인의 배세영 작가의 시나리오와 스물’ ‘바람바람바람을 만든 이병헌 감독 콤비가 만들어 낸 웃음의 타율이 상당하다. 연출을 맡은 이 감독은 매 장면 매 컷에 웃음 포인트를 담아 내는 게 이번 영화의 목표였다고 할 정도로 코미디 요소가 강력하다. 웃음 포인트 하나에 올인한 까닭에 스토리 전체의 개연성은 다소 낮다. 연이어 터지는 웃음으로 인해 코미디의 강도는 높지만 순도 역시 낮다. 그럼에도 극장가에선 최강 화제작으로 군림 중이다.
 
 
 
극한직업보다 2주 앞서 개봉한 내안의 그놈도 손익분기점(160)을 넘어선 채 흥행 순항 중이다. 28일 오전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1871126명을 동원 중이다. ‘바디 체인지란 진부한 소재를 다루고 있고 흥행 보증 수표로 불리는 출연 배우도 없다. 하지만 특유의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조연급 스타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내안의 그놈은 국내 대기업 계열 투자 배급사가 연이어 투자와 배급을 거절했던 작품이 알려지면서 더욱 더 화제다. 중국의 화이브러더스가 투자한 메리크리스마스이 첫 번째 작품으로서 충무로 상업 영화 시장에 새로운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 개봉해 누적 관객 수 529만을 동원한 완벽한 타인은 충무로 영화 제작 관계자들 사이에서 단연코 가장 주목해봐야 할 작품이었다. 제작비 40억 규모로 전체 매출액만 440억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른바 가성비측면에서 가장 주목해 봐야 할 작품이었다.
 
코미디 장르가 지난 해 말부터 상업 영화 시장에 등장하는 것은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연이은 참패도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제작비 규모면에서 경제적이면서도 일정 부분의 흥행 기대치를 예상 할 수 있는 장르가 코미디이기 때문이다. ‘극한직업측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만남에서 코미디는 예상 가능한 수치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지점이 다른 장르에 비해서 많다면서 일정한 타깃 관객 층만 확실하다면 다른 장르에 비해서 흥행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이유는 연이은 대작 영화 참패로 소강상태에 접어든 영화 시장의 대안책으로 거론되는 점도 두드러진다. 28일 뉴스토마토와 만난 한 투자 배급사 관계자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영화들이 연이어 참패하면서 투자 라인업이 재조정되는 분위기다면서 좋은 기획만 있다면 흥행 면에서 일정 부분 보장이 된 코미디 장르가 답이 될 수도 있을 듯 하다고 내다봤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