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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증시, 사상 최고치 찍었지만…투자는 신중
정치적 환경에 따른 상승…"장기적 리스크 감당은 어려워"
2019-01-07 16:43:22 2019-01-07 16:43:22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초부터 브라질증시의 사상최고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의 여력이 있지만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보베스파(BOVESPA)지수는 지난주 9만1840.79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연초부터 3일 연속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보베스파지수는 3.56% 급등해 9만1012.31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9만선을 돌파했고, 3일과 4일에도 0.6%, 0.3%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간 기준으로는 4.4% 올라 작년 9월 셋째주(5.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브라질 증시의 상승세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 지난 1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출범했고, 그간 브라질 경제를 짓눌렀던 복지정책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특히 공약으로 내세웠던 연금개혁, 공기업 민영화, 감세 등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다만 정치적 이유로 상승했다는 점에서 투자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신흥국은 변동성이 심한 투자처이며, 특히 브라질 헤알화는 변동성이 높은 화폐이기 때문이다.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여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경제정책이 제대로 진행되는 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앞서 5일 브라질 언론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데이터폴라의 조사에서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의견은 찬성 34%, 반대 61%, 무응답 5%로 나타났다. 브라질 정부의 직·간접적인 통제를 받는 공기업은 418개에 달하며 보우소나루 정부가 민영화 추진 대상에 올린 공기업은 138개이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경기지표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글로벌 경기가 점점 안 좋아질 경우 원자재 수출이 경제의 근간인 브라질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시의 상승 여력은 아직 남아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앞서 증권업계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출범으로 보베스파지수가 10만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베스파지수가 10% 정도 더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단기간에 수익이 날 수는 있으나 워낙에 변동성이 심해 투자에 신중하는 편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2017년 중국의 경우 수익률 40%가 나왔지만, 순식간에 마이너스 40%가 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연구원은 “즉, 정치적인 환경이 좋기 때문에 브라질에 투자한다면 장기적인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만약 오는 2020년에 글로벌 경제위기가 온다면 원자재 수출 위주인 브라질시장이 괜찮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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