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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견조하다”…임원들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20일까지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내년 위기상황 대응책 논의
2018-12-17 16:57:00 2018-12-17 21:49:1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이달 들어 삼성전자 신규 임원들의 자사주 소유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며 4분기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낀 가운데 주가는 액면분할 이후 처음 4만원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런 때 내부자들의 자사주 소유 소식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총 8건의 자사주 소유 신고가 이뤄졌다. 이들은 올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임원들로 DS부문 임원이 3명(서병훈·권진현·박진표), 세트부문 임원(윤철웅·이승목·황성훈·양진기·김지윤) 5명 등이었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올해 자사주 매입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올해 5월 액면분할 이후 자사주 매입에 나선 사람은 3명뿐으로 그것도 7월16일이 마지막이었다. 역대급 승진자가 나왔던 지난해에도 당시 신규선임으로 자사주를 신고한 임원은 2명에 그쳤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뉴시스
 
반도체 사이클이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시장 우려가 지나치게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80%를 담당하는 반도체의 슈퍼 호황이 끝나고 하반기 D램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자 삼성전자 주가는 빠르게 하락했다. 액면분할 개장 첫날인 5월4일 5만3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7개월간 27% 하락하며 지난 14일 처음으로 4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증권사들도 앞 다퉈 4분기 실적 전망치를 15조원에서 13조원대로 낮춰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신규 임원들의 잇따른 자사주 소유 소식은 삼성전자의 사업 현황이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나쁘지 않으며 향후 실적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임원들의 자사주 소유는 책임경영으로도 해석된다. 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회사의 실적을 책임지고 다른 주주들과 운명을 함께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2013년 6월 당시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하자 8명의 임원들이 대거 자사주 매입에 나섰고, 같은 해 6월26일 주가가 전 고점 대비 20% 넘게 추락한 이후에도 임원 4명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을 때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회사와 관련한 내외의 정보 불균형이 심할 때 외부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규 임원들이 소유했던 주식을 신고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액면분할로 더 많은 직원들이 주식을 소유하게 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20일까지 이어지는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400여명의 임원들이 모여 내년도 불확실성 증가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한편, 폴더블폰·5G·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최종 점검한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기술력을 앞세워 원가를 절감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와 공급 조절 등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을 세울 전망이다. AI과 5G,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과 연계된 미래 먹거리의 성과를 올리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본격화할 5G 통신을 준비하기 위해 네트워크 사업부장을 교체하고 DS부문에 경영지원실을 신설해 중장기 경영 실적과 목표를 점검하게 하는 등 조직개편도 마쳤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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