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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거진 상장사 오너리스크, 상장폐지하면 그만?
경남제약·MP그룹, 상폐 위기…교촌치킨, IPO 전부터 오너리스크 악재
2018-12-18 06:00:00 2018-12-18 07:29:2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상장사 오너들의 갑질 논란, 횡령·배임 문제로 기업이 상장폐지 위기까지 내몰리고 있다. 상장폐지로 기업은 사라지지 않아도 해당 기업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은 결국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경남제약과 MP그룹은 현재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 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 14일 경남제약에 대해 상장폐지로 결론을 내렸다. 경남제약은 지난 2008~2013년 회계처리 위반이 적발돼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경영진이었던 이희철 전 대표는 이 문제로 사임했으나 지분 전환을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회사측과 경영권 분쟁 문제가 불거졌다.
 
경남제약은 유상증자를 통해 이 전 대표를 최대주주 자리에서 몰아냈으나 경영 투명성 문제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거래소는 내년 1월8일까지 상장폐지 및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심의, 의결할 예정이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도 거래소 기심위의 상장폐지 결론 후 4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 받았다. 지난해 정우현 전 회장의 직원 폭행 등 갑질논란과 횡령·배임 혐의가 발단이 돼 이달 초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기심위의 결정이 최종 의결 단계는 아니지만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MP그룹은 정 전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개선 시간을 벌었다.
 
 
올해 초 발생했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갑질'은 기업 이미지는 물론 주가도 끌어내렸다. 지난 4월 사건이 밝혀진 직후 대한항공의 주가는 6.55% 하락했고, 현재까지도 당시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에 이어 또 다시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이 터지면서 대한항공은 물론 진에어, 한진칼의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혔다. 
 
오너 리스크는 상장사 뿐만아니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기업들에게도 악재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IPO를 추진 중이었으나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의 6촌 동생이자 신사업본부장인 권순철 상무가 직원을 폭행하고 심한 욕설을 내뱉은 것이 알려지면서 기대를 모았던 치킨 프랜차이즈 IPO에 찬물을 끼얹었다. 
 
숙박공유업체 '여기어때'도 경고등이 켜졌다.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심명섭 전 위드이노베이션 대표가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기 때문이다. 그가 운영한 웹하드에서 수백만건의 불법 음란물이 유통되면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심 전 대표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이 사건으로 위드이노베이션 대표직을 사임했다.
 
최종 상장폐지 결정은 거래소의 최종 심의를 기다려야 알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그로 인한 피해를 보상 받을 길이 없다. 경남제약의 경우 소액주주 지분이 71.8%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폐지된다고 기업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한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손 쓸 방법이 없으니 청와대 게시판에 국민 청원글까지 올리는 것 아니겠냐"며 "상장 전부터 (오너리스크 등) 말이 많은 기업들은 나중에 다시 상장을 추진해도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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