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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바랜 금융중심지 정책…외국계 금융사 '코리아 엑소더스' 심화
국내 외은 지점 매년 감소세…"장기적 전략 부재"
2018-12-17 08:00:00 2018-12-17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중심지 정책으로 외국계 금융사 유치에 나섰지만, 외국계 금융사의 이탈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철수하는 외국계은행은 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5개 외국계 은행이 문을 닫았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 영국의 투자은행 바클레이즈, 스페인계 빌바오 비스까야 아르헨따리아(BBVA)가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 지점을 폐쇄했다. 맥쿼리은행도 최근 지점 폐쇄 소식을 전했다. 서울지점을 폐쇄하고, 맥쿼리증권에 은행 업무를 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의 통계를 보면 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 지점) 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45개로 5년 전(56개)보다 11개 줄었다. 외은 지점은 1993년 74개로 정점을 찍은 후 줄곧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의 금융중심지 정책이 길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중심지 정책은 정부가 2008년 금융중심지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을 제정하고,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을 중심으로 외국계 금융사를 유치하겠다는 내용이다.
 
금융위는 지난 14일 최종구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금융위는 민간위원을 포함한 위원 10명을 새로 위촉했다. 당국은 지자치 단체의 금융중심지활성화 정책을 중심으로 해외 IR 주선, 국제 컨퍼런스 참석 등을 후방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중심지추진위 민간위원을 지내다 이번에 교체된 한 인사는 "금융중심지 활성화 TF 회의가 매달 개최하기로 했으나 올해 4월에 이어 이번에 두번째로 개최된 것"이라며 "지자치 단체를 중심으로 가면서 당국이 후방지원하겠다는 것인데 장기적인 전략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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