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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미국 식품업체 쉬완스 인수 임박…"연내 본계약 체결"
인수액 2.8조원 추정 "금액 등 세부 조정 중"…쉬완스 경영진, 내주 '더 CJ컵' 참관
2018-10-11 16:00:39 2018-10-11 16:05:39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CJ제일제당이 추진 중인 미국 식품회사 쉬완스컴퍼니(이하 쉬완스) 인수가 연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액이 2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CJ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 거래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쉬완스는 올해 안에 인수 작업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재 금액 등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라며 "인수가 완료되면 인수 목적, 사업 시너지 등을 외부와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5일 "해외 식품사업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미국 식품업체 인수를 위한 검토를 지속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인수설이 첫 제기된 지난 6월 이후 세번째 공시다. 
 
일각에서는 쉬완스 인수가 빠르면 이달 안에도 완료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오는 18일부터 3박4일간 제주에서 열리는 '더CJ컵 @나인브릿지'에 쉬완스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한다고 알려지면서다. 더CJ컵은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국내 최초의 PGA 투어 정규대회로, 이재현 CJ 회장이 직접 챙기는 그룹 최대 행사다. 이 자리에 CJ측의 초청으로 쉬완스 오너 일가와 디미트리오스 스미리니오스 최고경영자(CEO) 등이 함께할 것으로 전해지며 인수·합병(M&A) 협상과 관련한 모종의 합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열린 '제1회 더 CJ컵 @나인브릿지'에 참석한 이재현 CJ 회장. 올해 대회에는 쉬완스컴퍼니 주요 경영진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CJ
 
쉬완스는 미국 냉동피자 소매시장에서 네슬레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 업체다. 지난해 매출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11일자 1144.40원/달러 적용), 영업이익 2억6000만달러(약 2900억원)을 기록했으며 직원 수는 1만명을 상회한다. 미국 전역에 4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쉬완스의 인수설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6월이다. 미국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기 위해서는 M&A가 필수적이라는 점이 고려가 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 역시 "미국 현지 회사를 인수할 경우 현지식에 한식을 접목할 수 있다"며 사업 시너지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난 8월 본입찰 참여 결정 이후 논의가 더디다는 지적도 있다. 양측은 금액과 인수 구조 등에서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인수 가격은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 수준이다.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인수 금액이) 알려진 것보다 높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수익성이 저조한 '홈 서비스' 부문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CJ제일제당의 쉬완스 인수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상징성을 갖는다. 우선 CJ그룹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M&A가 될 것이란 점이다. 지금까지의 최대 규모는 지난 2011년 대한통운 인수 당시 투자한 1조9100억원이다. 
 
이 회장의 경영 비전인 '그레이트 CJ' 달성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그레이트 CJ는 이 회장이 지난 2010년 선포한 장기 성장 전략으로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 매출비중 70%를 이루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이 회장의 수감으로 사실상 동력을 잃었다가 2016년 광복절특사로 풀려난 후 재가동됐다. 
 
지난해 CJ그룹 매출은 26조8986억원, 영업이익은 1조3260억원을 기록했다. 3년 사이 매출을 세 배 이상 늘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이 간극을 적극적인 해외 M&A로 메우겠다는 것. 실제로 CJ는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6월 글로벌 1위 농축대두단백 업체 셀렉타를 인수 한 데 이어 러시아의 냉동만두 업체 라비올리도 인수했다. 올해에도 미국 카히키, 독일 마인프로스트 등 냉동식품 업체들을 연이어 품었다.
 
CJ대한통운 역시 지난해 인도 다슬로지스틱스, 아랍에미리트 이브라콤, 베트남 제마뎀에 이어 지난 6월 미국 DSC로지스틱스도 인수했다. 지난 7월 합병 법인으로 새로이 출범한 CJ ENM도 홈쇼핑 사업을 담당하는 오쇼핑부문이 동유럽 최대 홈쇼핑 업체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를 타진했다. 다만 이는 실사 단계에서 무산됐다. CJ그룹 관계자는 "사업 내용 등이 당초 예상과 달라 실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다"고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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