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6070 세대' 전면에…연말 대대적 인사 예고
입력 : 2018-09-16 15:51:21 수정 : 2018-09-16 15:51:21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선임됨에 따라 재계는 1960~1970년대 생들이 주도하는 ‘6070 세대’ 시대로 돌입하게 됐다. 
 
6070 세대는 최태원 SK 회장과, 이재현 CJ 회장(이상 1960년생)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968년생), 정의선 부회장(1970년생),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1972년생), 구광모 LG 회장(1978년생) 등이 대표주자로, 이들은 이미 해당 그룹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박세창 금호IDT 대표이사 사장(1975년생)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1982년생) 등도 대권 승계 직전에 와 있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서 이들을 보좌할 측근들도 전면에 포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점은 올 연말 정기인사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2016년 말 정기인사를 통해 조대식·김준·박정호·장동현 등 50대 신진그룹을 중용하며 세대교체를 이뤘고, 방점은 친정체제 구축이었다. 지난 5월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LG 신임 회장에 오르게 된 구광모 회장도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자신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드러낼 전망이다. LG 고위 관계자는 16일 "제2의 박진수·조성진·차석용을 발굴하는 것이 구 회장의 최대 숙제"라며 다가올 인사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이명관 LG화학 최고인사책임자(CHO) 부사장을 ㈜LG 인사팀장으로 발탁한 직후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하현회 ㈜LG 부회장을 맞바꾸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하며 향후 있을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다. 
 
과거 정권 출범 첫 해에 대대적인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던 점도 올해 큰 폭의 인사를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예상치 못했던 조기 대선으로 각 그룹들이 정부의 정책 기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시간이 부족했다. 또 대대적인 재벌개혁에 눈치 보기 바빴다"며 “올 들어 대대적인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하며 정부와 코드 맞추기에 나서고 있는 만큼 단절 없는 실행을 위해서라도 조직개편과 인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과 현대차의 경우 현 회장들이 건강 문제를 안고 있지만 생존해 있는 데다, 카리스마를 비롯한 상징적 권위도 여전해 일정 시간 부친 세대와의 동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각각 대법원 상고심, 지배구조 개편 등 굵직한 숙제도 안고 있어 당장의 큰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연장선상에서 이재용·정의선, 두 사람의 회장 등극도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각각 2012년, 2009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주요 경영 현안들을 챙기며 사실상 그룹 대표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어 연말마다 회장 승진 여부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높다. 이에 대해 삼성 고위 관계자는 "와병 중이지만 엄연히 부친이 계시는데 회장 직함을 달 수 있겠느냐"고 말했고, 현대차 측은 정 부회장의 이번 수석부회장 선임과 관련해 "정몽구 회장을 철저히 보좌하는 역할"로 선을 긋는 등 정 회장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경영권 승계 이후에도 두 사람 모두 ‘대표이사 회장’ 직함을 달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27일 항소심 재판에서 “와병 중이신 이건희 회장님께서 마지막으로 삼성그룹 회장 타이틀을 가진 분이 되실 거라고 저 혼자 생각했었다”고 말했으며, 이전에도 회장으로 승진하는 일 없이 삼성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정 부회장도 강력한 오너 리더십을 바탕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기존 수직적 문화 대신 전문경영인들과 함께 힘을 모으는 협업의 리더십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장 승진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 취임으로 GS·LS 등 범LG 그룹들이 4세경영 후계구도를 어떻게 그려나갈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이들은 아직 3세 및 형제경영 체제가 굳건해 후대로의 승계는 다른 그룹들에 비해 급한 이슈가 아니다. 그렇다고 시대의 흐름을 외면할 수만은 없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마음으로 3세들이 동반 퇴진하고 4세들에게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범LG는 아니지만 비슷한 처지의 두산이 박정원 회장을 통해 4세 시대를 열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최근 들어 지배구조 개편, 계열사 조정, 사장단 인사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한화도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의 역할 확대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정몽구 회장과 한화의 김승연 회장은 건강 문제도 안고 있어 후일을 대비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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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명석

재계를 담당하고 있는 채명석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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