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뚫리는데"…의료기기 업계, 국내 인증 어려움 토로
"의료기기 아닌 보조기기는 규제 확 풀어야" 주장
입력 : 2018-07-05 17:39:03 수정 : 2018-07-05 17:39:03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수동휠체어에 장착해 전동휠체어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유럽 8개국에 수출을 확정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제품이 의료기기인지 보조기기인지 확인해줄 곳이 없어 사용자들이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열린 민관합동 규제해결 끝장캠프에서 휠체어용 전동키트를 개발한 토도웍스의 정성환 사업본부장은 "국내에서 휠체어 보유자가 33만명에 달하는데 현 제도로는 이들이 우리 제품을 사용할 때 100% 자부담해야 한다"며 인증 항목이 없어 장애인이 필요한 제품을 활용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정성환 본부장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기가 나왔을 때 인증할 수 있는 체계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식약처와 보건복지부에서 각각 의료기기와 보조기기를 관할하는데 우리가 개발한 휠체어용 전동키트는 적용할 수 있는 항목이 없어 양쪽 모두 인증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며 "현재 의료기기 인증 제품에 추가적으로 제품을 달면 불법행위다. 누군가 따지고 든다면 소송이 발생할 수도 있는 처지"라고 말했다.
 
엄격한 안전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의료기기와 달리 보조기기에 대해서는 인증 체계를 과감히 풀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시했다. 정성환 본부장은 "일본의 경우 치료 목적이 아니라 재활에 활용되는 보조기기의 경우 제품을 현장에서 직접 사용하는 전문가집단에서 검토하는 체계"라며 "높은 수준의 인증을 거쳐야 하는 의료기기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동 휠체어에 기기를 달아 전동 휠체어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절차가 훨씬 더 복잡해질 거라고 지적했다. "현 제도상 수동 휠체어에 기기를 부착해서 사용했을 때 문제가 발생하면 누구도 책임질 수 없다. 키트를 부착해 전동 휠체어로 판매하는 게 제일 낫다"는 김대영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의료헬스본부장의 발언에 정성환 본부장은 "이미 그런 답변을 받았는데, 현실을 모르는 말"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등록된 휠체어 제조업체만 전 세계에 800개에 이르는데, 각 업체의 휠체어 종류가 10개라고 해도 8000개 제품 인증을 일일이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이성희 의료기기허가심사팀장은 "지속적으로 업체와 논의를 해왔지만 결국 위험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본다"며 "업체가 수출할 때 각 국가에서 관련법을 어떻게 적용했는지 참조할 수 있다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스마트 e-모빌리티 분야 끝장캠프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혁신 의료기기에 대한 인증의 어려움 외에 의료기기 폐기물 부담금 감면대상 확대, 창의혁신제품 공공조달·판로확대 등에 대해 논의됐다. 중기부는 복지부, 식약처 등과 협조해 개발단계부터 인증까지 지원하는 일관지원체계(패스트트랙)을 마련하는 등 해결 가능한 부분부터 개선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토론회를 진행한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문제가 되는 규제들은 여러 부처에 얽혀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토론을 통해 공론화한 뒤 끝장캠프에서 업계와 관계부처가 논의해 한 번에 해결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국민적 공감대를 얻은 사안을 중심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5일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열린 민관합동 규제해결 끝장캠프에서 홍종학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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