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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 ‘앤트맨과 와스프’, 사라진 ‘어벤져스’ 살려낼 히든카드
분자와 원자 넘어선 양자 영역, 1대 ‘와스프’ 귀환
‘어벤져스4’ 실마리 담은 개념과 마지막 쿠키영상
2018-06-29 16:31:48 2018-06-29 16:31:48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마블 스튜디오의 20번째 영화다. 마블의 영화에 어떤 의미와 분석 그리고 메시지를 제시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다만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가 날로 확장하는 현재의 분위기에서 ‘앤트맨’은 그 크기만큼 작은 세계 속으로만 빨려 들어가고 있다. 분자 단위보다 작은 원자 그리고 원자보다 작은 양자의 세계를 그리는 이번 ‘앤트맨과 와스프’는 그래서 우주로 뻗어나가는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세계관에서 역설적인 느낌이다. 그 역설이 앞으로 이어질 ‘어벤져스4’의 실마리를 담고 있단 점이 더욱 놀랍다.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그리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중간 시점이다. ‘앤트맨’ 스콧 랭이 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등장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설명된다. 그는 ‘시빌 워’ 사건 이후 FBI를 통해 2년 째 가택 연금 상태에 처해져 있다. 이른바 ‘소코비아 협정’ 위반에 따른 처벌이다. 스콧 랭은 집안에서 딸과 함께 갖가지 놀이를 하면서 ‘아빠’이자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제 며칠 뒤면 ‘가택연금’도 해제된다. FBI는 스콧을 감시하며 사라진 행크 핌 박사와 그의 딸 호프 반 다인을 찾고 있다. 두 사람이 소유한 기술을 노리는 것이다.
 
어느 날 스콧은 잠을 자던 중 기묘한 꿈을 꾼다. 1대 ‘앤트맨’ 행크 핌의 아내이자 1대 ‘와스프’ 재닛 반 다인의 꿈을 꾼 것이다. 재닛은 전편 영화 ‘앤트맨’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냉전시대 핵 전쟁을 막기 위해 원자 보다 작아진 상태로 핵 미사일 안으로 들어가 핵 전쟁을 막고 양자 영역의 세계로 사라진 인물이다. 스콧은 재닛의 눈을 통해 본 기억이 마치 자신이 겪은 일처럼 생생한 꿈을 꾼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몰래 숨겨 둔 휴대폰을 통해 스콧은 행크 핌 박사에게 꿈에 대한 얘기를 음성 메시지로 전한다. 그리고 무려 2년 동안 연락이 끊겼던 행크 핌 박사의 딸 호프 반 다인이 스콧 앞에 나타났다. 2년 만에 만나게 된 행크 핌-호프 반 다인 부녀와 스콧. 이들은 스콧이 꾼 꿈이 양자 영역에 남아 있던 재닛이 보낸 신호라고 확신한다. 스콧 역시 1편 ‘앤트맨’에서 ‘옐로우 재킷’과의 대결을 위해 양자 영역으로 넘어갔다가 돌아온 경험이 있기 때문.
 
이들은 1대 ‘와스프’ 재닛을 구출하기 위해 양자영역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이른바 ‘양자 터널’을 만든다. 터널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들은 FBI의 추격 그리고 의문의 무기 거래상 여기에 행크 핌 박사에게 앙심을 품고 있던 과거 쉴드 시절의 동료 과학자와 마찰을 빚는다. 무엇보다 이 마찰 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의문의 빌런 ‘고스트’가 등장한다. 물질을 마음대로 통과할 수 있는 ‘고스트’는 행크 핌 박사의 연구실을 노린다. 그 역시 양자 영역 속 에너지를 노린다. 이제 이들은 행크 핌 박사와 2대 ‘와스프’ 호프 반 다인 그리고 2대 ‘앤트맨’ 스콧 랭 여기에 1편에서 등장한 스콧의 친구 3인방의 연합군과 행크 핌 박사의 쉴드 시절 동료 그리고 빌런 ‘고스트’ 여기에 무기 거래상과 FBI의 추격이 뒤엉키게 된다. 이들 모두가 노리는 양자 영역 속 ‘양자 에너지’의 실체는 무엇일까.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앤트맨과 와스프’에 대한 마블 마니아들의 관심은 영화 자체에 대한 호기심보단 개별 프랜차이즈 의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는 마블유니버스의 세계관에 대한 궁금증이 더 클 것이다. 이번 ‘앤트맨과 와스트’ 역시 홍보 단계부터 ‘어벤져스4’에 대한 징검다리이자 키포인트를 쥔 히어로란 힌트가 더 강하게 다가왔다.
 
영화 속에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의 인피니티 건틀렛 파워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히어로들의 생사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힌트들이 아주 희미하게 등장한다.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묘사와 은유로 ‘그들 역시?’란 추측을 해 볼 수 있게 된다.
 
1대 와스프인 재닛의 생사가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존재할 수 있게 한 양자 영역의 힘은 고스트가 노리는 ‘양자 에너지’의 실체와도 맞닿아 있다. 어쩌면 이 에너지가 ‘어벤져스4’에 대한 힌트이자 타노스를 물릴 칠 최종 열쇠이며 닥터 스트레인지가 본 1400만 가지의 전투 중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도 있겠단 추측이다. ‘앤트맨과 와스프’에선 이에 대한 재닛의 숨은 내공이 드러난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물론 단독 프랜차이즈로서의 볼거리도 풍성하다. ‘앤트맨’은 크기를 줄이거나 키울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다. 이에 걸맞게 조그만 케이스에 담겨 진 자동차 콜렉션, 크기 변환을 이용한 화려한 카체이싱 액션, 여행용 수트케이스로 변신이 가능한 행크 핌 박사의 연구소 건물 등은 아무리 마블이라지만 마블 마니아들에겐 신세계나 다름 없는 현란함이다. 전편에선 크기를 줄이는 것에 불과했던 앤트맨의 능력도 업그레이드됐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잠시 등장했던 ‘앤트맨’의 거대화 능력이 이번 ‘앤트맨과 와스프’에선 더욱 강력해진다. 최대 25미터까지 커지는 ‘앤트맨’의 능력은 추후 ‘어벤져스4’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여성 히어로 ‘와스프’의 아크로바틱 액션과 블래스터 공격 그리고 하늘을 날아 다니는 슈트 기술 등도 볼거리다. 1대 ‘앤트맨’ 행크 핌 박사의 구 버전 ‘앤트맨’ 수트도 아주 잠시 등장한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전편 ‘앤트맨’도 마찬가지였고, 이번 속편 ‘앤트맨과 와스프’도 그렇다. 마블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유쾌하고 유머스럽다. ‘아이언맨’의 유머와는 그 결이 다르다. 앞선 설명과 같이 ‘어벤져스4’에 대한 기대치를 갖고 본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그저 ‘앤트맨’ 프랜차이즈에 대한 새로운 마블 프랜차이즈로서 개념을 두고 관람한다면 마블은 역시 마블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결과물이 될 듯하다. 개봉은 오는 7월 4일.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P.S 쿠키영상은 두 개다. 첫 번째가 바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그리고 ‘어벤져스4’에 대한 연결 고리와 해결책에 대한 힌트다. 두 번째는 큰 내용은 없다. 두 번째는 굳이 길고 긴 크래딧을 참아가며 볼 필요는 없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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