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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시즌·비트코인 영향…크라우드펀딩 실적 저조
20일까지 펀딩 12.1억 불과…성공 사례도 일부업체 편중
2017-12-20 16:29:16 2017-12-20 16:29:16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올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규제완화로 인해 상승세를 보였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실적이 12월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말 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이 펀딩시기를 내년초로 미루는 추세가 가장 큰 원인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최근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이날까지 12월 크라우드펀딩 발행금액은 12억13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현 추세라면 이달 실적은 2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11월(49억8000만원) 발행규모는 물론 8월(23억4000만원)이나 9월(38억1000만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올해 1월만 해도 펀딩실적은 9억1900만원에 불과했지만 하반기들어 금융당국 규제완화 등의 영향으로 11월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펀딩건수도 1월 10건에서 11월 27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12월 실적을 살펴보면 현재까지 자금모집에 성공해 증권발행까지 완료된 프로젝트는 4건에 불과했다. 와디즈가 ‘가우디움 어소시에이츠’(1억원), ‘쿼럼바이오’(2억5000만원), ‘아이피플스’(7억원)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펀딩포유가 ‘엠그램’(3000만원) 펀딩에 성공했다.
 
자금모집에 성공한 이후 증권발행 작업을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IBK투자증권의 ‘골드맥스그룹’(5080만원), 크라우디 ‘삼십구도씨’(6500만원), 인크 ‘에네이’(2000만원) 등이다. 또한 펀딩 기간이 종료되지 않았지만 이미 목표금액을 달성한 펀딩은 크라우디 ‘알려줌’(2억4000만원), 오픈트레이드 ‘한들해’(3000만원) 등이다. 
 
반면 오마이컴퍼니의 ‘상건’(5000만원), IBK투자증권 ‘비앤피애그리컬처’(5000만원), 유진투자증권 ‘인피노’(1억원), 와디즈 ‘시네마리퍼블릭’(1억원) 등은 모집금액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연말연시 또는 추석명절 등의 시기에는 기업들이 펀딩 추진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최근에도 펀딩과 관련해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지만 연말 결산 등과도 맞물리면서 내년 1월쯤 진행하겠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간에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낮아져 실제 펀딩이 진행되도 자금모집이 여의치 않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점도 크라우드펀딩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중개업체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현재까지는 펀딩 실적에 가장 큰 변수는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크라우드펀딩에 유입될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이동할 가능성에 대해 신경이 쓰인다는 점에서 가상화폐의 존재가 반갑지는 않다”고 답했다.
 
다른 관계자도 “크라우드펀딩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지도가 낮은 상황”이라면서 “그동안 크라우드펀딩을 새로운 자본시장의 투자수단으로 알려왔는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급부상한다면 투자자의 관심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12월 크라우드펀딩 실적은 연말시즌 영향에 비트코인 열풍 등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와디즈에서 진행했던 한 크라우드펀딩 설명회 모습. 사진/와디즈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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