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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가' 막내 허태수 대표의 '승승장구'
GS홈쇼핑 수장 취임 '10돌'…'실험과 도전' 업계 선두 수성 주도
2017-09-19 06:00:00 2017-09-19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눈 앞의 이익에만 급급하지 말고 지속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하고 장기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허태수 GS홈쇼핑 대표이사(부회장)이 지난 2007년 대표에 취임하며 던진 일성이다. 올해 취임 10돌을 맞은 허 부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GS홈쇼핑은 취급고 기준 1위, 매출액 기준 2위에 오르며 CJ오쇼핑과 더불어 업계 '양강'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GS홈쇼핑이 꾸준히 업계 선두를 다투는 배경에는 수장인 허태수 대표의 실험과 도전으로 대변되는 '젊은 경영'이 있기에 가능했다. 허 대표는 LG 공동창업자인 고 허준구 회장의 5남이자, GS그룹을 총괄하는 허창수 회장의 막내 동생이다. 고려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MBA를 마쳤다.
 
이후 컨티넨탈은행, LG투자증권 등 금융계에서 일하다 2002년 GS홈쇼핑으로 자리를 옮겼다. GS홈쇼핑에서 경영기획부문장 상무,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거쳐 2007년 GS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2015년 부회장까지 승진했다. 허 대표는 오너가 자재 중 비교적 오랜 경영수업 과정을 거쳤다. 이로 인해 고객중심 마인드가 깊게 박혀 있다는 평가다.
 
실제 경영 일선에 나선 GS 허씨 일가의 막내이지만 경영수완만큼은 형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줄곧 받아왔다.
 
그는 2000년대 중반 이후 홈쇼핑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 당시 수장에 올랐다. 이로 인해 그의 경영능력도 취임과 동시에 시험대에 오를 수 밖에 없었고, 오너가 출신이라는 점을 두고 편견 섞인 시선도 존재했다. 그러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허 대표가 수장에 오른뒤 GS홈쇼핑은 2009년부터 창사 이래 최대 매출 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우고 있다.
 
GS홈쇼핑의 해외사업 진출도 그가 임원시절부터 기여한 가장 뚜렷한 성과다. 2002년 전략기획부문 상무로 부임중이던 허 대표는 해외 홈쇼핑 사업에 대한 전략을 구상했고, 2003년 해외사업팀을 발족시키면서 현재의 글로벌 사업 토대를 마련했다.
 
허 대표의 글로벌 감각은 사내 문화 혁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GS홈쇼핑은 지난 2014년, 그의 주도 아래 유통업체로서는 이례적으로 벤처와 스타트업의 본거지인 샌프란시스코에 지사를 설립했다. 당시 GS홈쇼핑이 설립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였다. 실리콘밸리의 '오픈 이노베이션'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확신이 지사 설립의 배경이 됐다.
 
고객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일하는 문화를 바꾸고, 창의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쫓아야 한다는 명분을 세우고, 샌프란시스코 지사에 현지에 직원들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을 통해 직원간 협업 문화와 창의적인 업무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GS홈쇼핑은 최근까지도 매년 사내 창업경진대회인 '스파크', 사내 아이디어 경진대회인 '해커톤' 등을 열고 직원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특히 허 대표는 유통업체 수장이지만 해외 벤처와 스타트업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증권가에선 GS홈쇼핑이 유통업에서 투자전문회사로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홈쇼핑을 뛰어넘은 'GS투자컴퍼니'로 변화할 수 있었던 것도 허 대표가 옛 LG투자증권에서 투자전략을 다루던 감각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투자 확대 기조는 올해도 이어져 지난해 상반기 GS홈쇼핑 투자액은 59억 원에 불과했으나 올 상반기 171억 원까지 늘어났다. 이는 GS그룹 내에서도 투자액 증가율 190.8%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한 배경이 됐다.
 
고민거리도 있다. 허 대표가 일찌감치 공들인 해외사업이 최근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GS홈쇼핑은 최근 3년 연속으로 해외법인이 순손실을 기록중에 있다. 홈쇼핑업계 전반이 해외서 부진한 실적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허 대표가 의욕적으로 개척해나간 글로벌 사업이라는 점에서 가장 시급한 숙제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계 전반이 유통채널 다양화와 시장포화, 경쟁 과열고 성장 둔화에 있다"며 "지난 10년간 오너 리더십을 발휘하며 승승장구 해오던 허태수 대표의 경영능력이 다시한번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허태수 GS홈쇼핑 대표이사(부회장). 사진/GS홈쇼핑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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