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중 6곳 내부거래액 증가…계열사 3곳 중 1곳은 매출 절반이 내부거래
입력 : 2017-06-19 16:32:55 수정 : 2017-06-19 16:32:55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10대그룹 중 6곳이 1년 새 내부거래액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0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매출의 절반 이상을 내부거래에 의존하는 곳은 30%에 육박했으며, 매출 전체가 계열사 물량으로 채워진 곳도 39개사로 전체의 6.6% 수준이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개혁의 신호탄으로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몰아주기를 지목했다. 
 
19일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자산규모 상위 10대그룹의 국내 계열사 591곳 내부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내부거래액은 2015년 123조원에서 지난해 121조9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0.9%) 감소했다. 내부거래율도 13.0%에서 12.9%로 0.1%포인트 줄었다. 표면적 지표와 달리 재계 1위 삼성을 비롯해 10대그룹 가운데 6곳에서 1년 동안 내부거래액과 내부거래율이 늘어나며 일감몰아주기가 심화된 양상을 보였다. 삼성은 1년 사이 내부거래액이 1조5000억원 증가했고, 롯데도 1조1000억원 늘었다. LG와 한화가 각각 6000억원 증가한 것을 비롯해 신세계 5000억원, 두산 1000억원 순이었다.
 
자료/재벌닷컴
 
반면 현대차는 내부거래액이 6000억원 감소했고 SK는 3조9000억원이나 하락, 10대그룹 가운데 가장 큰 폭의 변동을 보였다. GS와 현대중공업도 4000억원, 6000억원 줄었다. 다만, SK를 제외하고 내부거래액이 줄어든 그룹들 대부분이 업황 부침에 실적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에서 재계의 전반적 기류는 여전히 일감몰아주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감몰아주기는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창구로 통용되며 경영권 승계 등을 위한 편법으로 활용되는 데다, 중소기업과의 거래를 원천 차단한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은 더하다. 특히 지난해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당국의 감독기능까지 느슨해져 이 틈을 노렸을 수 있다.  
 
실제로 <뉴스토마토>가 공정위와 재벌닷컴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10대그룹의 내부거래 추이를 추적한 결과, 2011~2015년 내부거래는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나 2016년에 들어서면서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은 2011년 13.0%였던 내부거래율이 해마다 감소, 2015년 7.2%로까지 줄었으나, 2016년 7.6%로 다시 늘어났다. 이 같은 흐름은 LG와 롯데, 한화, 현대중공업, 두산 등도 마찬가지였다.
 
아울러 지난해 기준 10대그룹 전체 계열사 가운데 내부거래율이 매출의 50%를 넘는 곳은 29.4%(174곳)로 전년보다 1.0%포인트 증가했다. LG가 전체 68곳 계열사 가운데 절반인 34곳의 내부거래율이 50%를 넘었으며 삼성 27곳(43.5%), 현대차 20곳(37.7%), 현대중공업 8곳(27.6%), SK 27곳(28.1%), 롯데 23곳(25.6%), GS 15곳(21.7%) 순이었다. 그룹별 내부거래액은 SK가 29조4000억원으로 전체 매출(125조9000억원)의 23.3%를 기록,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현대차는 전체 매출의 17.8%에 해당하는 30조3000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이밖에 삼성 21조1000억원(내부거래율 7.6%), LG 17조4000억원(15.2%), 롯데 10조5000억원(14.2%)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난 3월부터 대기업집단에 대한 내부거래 실태를 점검 중"이라며 "이번 분석을 통해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직권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계는 재벌개혁의 시작으로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몰아주기를 지목한 것으로 보고, 서둘러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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