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채권자 설득 총력전
채권보유액·출자전환비율 달라 셈법 복잡…국민연금 동의 관건
입력 : 2017-03-28 15:08:21 수정 : 2017-03-28 15:08:21
[뉴스토마토 최승근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채권자 설득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전담 채무조정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리고 개인채권자들의 명단을 파악하는 등 사전준비도 마쳤다. 다만, 회사측 바람대로 설득작업이 수월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채권자 간 이해관계가 다른 데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돼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28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최근 차·부장급 사무직 200명 규모의 채무조정 전담팀 구성을 완료하고 29일부터 본격적인 채권자 설득작업에 나선다. 앞서 25일부터 사채권자집회 관련 문의에 응대하기 위한 콜센터를 가동했으며, 현재 전국 증권사를 찾아다니며 채권자 명단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2조9000억원의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내달 17~18일 열리는 사채권자집회에서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총 5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회의에서 한 번이라도 부결되면 법정관리의 형태인 P플랜(사전회생계획제도) 도입을 피할 수 없다.
 
채권자 간 눈치싸움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시중은행과 사채권자들의 채권 보유액과 출자전환 비율이 달라 각자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국책은행은 100%, 시중은행은 80%, 사채권자는 50%를 출자전환해야 한다.
 
시중은행들은 출자전환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대우조선해양이 P플랜에 들어가면 출자전환 비율이 90%대로 높아지고 충당금도 더 쌓아야 한다. 지난해 5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의 경우 95%를 출자전환한 바 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시중은행들에게 지원 확약서를 받아 사채권자들의 동의를 받는데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은행들은 확약서 작성에 앞서 1조35000억원에 이르는 회사채 채무 재조정이 가능하다는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들이 동의해도 사채권자들이 출자전환을 거부하면 지원계획이 물거품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3900억원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의 동의가 관건이다. 앞서 최순실 게이트로 고초를 겪은 국민연금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졌다. 지원에 동의할 경우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는 여론의 비판을 피할 수 없고, 거부할 경우에는 P플랜 가동으로 출자전환 비율이 높아져 투자원금 회수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
 
아울러 연기금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개인채권자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는 A씨는 "어차피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결정에 따라 지원 여부가 결정돼 개인채권자의 의견은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 같다"며 "연기금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 출신 김열중 재경본부장과 채무조정 전담팀을 중심으로 국민연금 설득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만간 국민연금 담당자를 만나 흑자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향후 자금운용 계획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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